생각의 조각 5

표현 예술로서의 옷 입기

by 바나

나는 옷을 좋아한다. 스타일을 가리지는 않지만, 나에게 맞는 색상과 디자인을 유심히 살피고 고르는 걸 즐긴다. 언제부터 옷을 좋아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제법 어린 날부터 그랬던 걸 보면 천성이 예쁜 걸 좋아하는 모양이다.


옷은 하나의 상징이다. 미적인 표현이며, 섬세함과 조화로움이 필요한 영역이다. 옷을 입을 때 나는 누구보다 까다로워진다. 색상의 온도, 디자인의 통일성, 가방, 신발과의 조화를 두루 따진다. 심지어 양말까지 똑 떨어지게 맞추는 걸 보면서 스스로도 어지간하다 싶을 때가 있다.


언젠가 진짜 부자는 옷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기사를 봤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나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그러하다. 그들은 옷을 고르는데 쓸 시간을 창조적인 곳에 사용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옷을 입는 행위는 창조적이지 않은가?


단순히 한 겹의 보호막이라고 하기엔 옷은 너무 아름답다. 그러므로 나는 옷 입는 행위를 일종의 예술적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을 그리는 게 실용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걸 시간 낭비라고 질책하지는 않는다.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금 이 글이 나에게 무슨 대단한 이득이 있을까? 실용성과 예술성은 원래 양립하기 어렵다.


옷을 낭비라고 매도하는 말들이 내 마음을 꺾지는 못한다. 표현의 한 방식으로서의 옷 입기를 '낭비'라는 한 마디로 단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옷을 사랑하는 건 내 한 가지 특성일 뿐, 어떤 정신적 상해나 결핍으로부터 온 것은 아니다. 그러니 옷을 좋아하는 여러분, 자책할 필요는 없다.


오늘도 유심히 옷장을 들여다 본다. 색색의 옷들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머릿속으로 상상한다. 오늘은 또 무슨 옷을 입어볼까?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4화생각의 조각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