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조각 17

마음의 습관

by 바나

글을 쓰거나 말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맞춰야 할 것 같은 강박이 들 때가 있다. 내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보다 뭘 말하고 써야 사람들이 좋아할지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검열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멈칫하게 된다.


스스로를 한없이 미워하던 때가 있었다. 20대 초반 내내 그랬다. 콤플렉스와 자기비하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그 후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자존감을 키워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무심결에 그 시절의 습성으로 돌아갈 때가 있다.


한번 뿌리내린 습성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졌다 싶으면 다시 나타나 골머리를 썩인다. 마음을 뒤흔드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고민해 본다. 내면에 자리한 어린아이를 다시 마주한다. 보고 싶지 않았던 얼굴이라 마음속 깊이 숨겨두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내면을 알아차리고 상처를 보듬어 일으켜 세우는 일이 길고 지난한 과정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여전히 그 자리라는 탄식이 나올 때마다, 변화 없음에 신물이 날 때마다 알아차림의 시간이 빨라졌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다시 알아차리고, 다시 바라본다. 애정을 가지고 부드러운 손길로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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