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조각 20

씹는 행위

by 바나

어제는 종일 집에 있었다. 날씨가 춥기도 하거니와 밖에 나갈 의욕이 나지 않아 침대에서 한참을 뒹굴거렸다. 이런 날은 밥을 먹는 것조차 귀찮게 느껴진다. 아주 끼니를 놓치면 더 늘어질 것 같아 무거운 몸을 이끌고 간단한 요리를 해본다.


계란과 아보카도는 애용하는 식재료다. 영양가도 높고 간편하다. 과일과 호밀빵, 아보카도와 계란만으로도 그럴듯한 한 끼 식사가 완성된다. 샌드위치를 입에 물고 씹다 보면 의욕이 조금은 올라온다. 해야 할 일이 생각나고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고 싶어진다.


그러고 보면 씹는 행위는 단순히 음식을 삼키기 위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강한 의지를 발휘할 때 이를 꽉 깨무는 것처럼, 씹기는 의욕을 끌어올리는 방편이기도 하다. 흔히 하관이 발달한 사람이 의지가 강해 보인다고들 말한다. 무는 힘이 강하다는 것은 결국 살아내겠다는 의지도 강하다는 인식이 우리 안에 있는 것이다.


오늘도 좀처럼 의욕이 나지 않는다. 이럴 때는 뭔가를 먹어야 한다. 음식을 힘주어 씹고 삼키다 보면 저 아래 가라앉은 의욕도 서서히 불을 지필 것이다. 그렇게 오늘도 하루 분의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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