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기다리는 아침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날이 흐리다. 눈이 내릴 징조다. 내가 사는 지역은 좀처럼 눈이 내리지 않기 때문에 눈이 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아점을 먹고 오늘은 조금 일찍 나가 볼까.
날씨 하나로 이렇게 설렌다. 어제처럼 청명한 날은 청명한 대로, 오늘처럼 눈이 올 것 같은 날은 또 그대로 꽤나 큰 설렘을 준다. 베란다 창밖으로 산이 보인다. 지금은 헐벗었지만 눈이 내리면 소복하게 흰 옷으로 갈아입을 것이다.
이전에 살던 아파트는 도심에 있어서 자연을 볼 수가 없었다. 빛 공해와 소음 공해에 시달리다가 부랴부랴 지금 사는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곳은 아파트지만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자연을 바로 접하고 있다. 무엇보다 깨끗하고 소담한 동네라 마음에 든다.
눈이 오면 동네를 산책하다가 동네 카페에서 언 몸을 녹일 수 있다. 카페는 작지만 커피가 아주 맛있는 곳으로,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다. 가끔 아는 사람들을 마주치면 가볍게 안부 인사를 건네기도 하는데, 대도시에서는 흔히 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언젠가 지인이 말한 적이 있다. 우리 동네는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없다는 식의 이야기였다. 한창 부동산 가격이 치솟던 때였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집을 부동산의 개념으로 생각한 적이 없다.
나에게 집은 생활의 근간이자 삶의 일부이다. 값이 오르면 좋기야 하겠지만, 오르지 않는다고 해서 가치가 훼손되지는 않는다. 물론 지인도 나도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다르니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저 각자의 추구 속에서 행복하면 그만이다.
침대에 앉아 글을 쓰며 언제쯤 눈이 내릴지 바깥의 동태를 살피는 지금, 나는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