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조각 22

애쓰지 않는 연습

by 바나


매일 아침 오늘은 뭘 써볼까 고민하는 게 생각보다 재밌다. 주제를 정해놓지 않기 때문에 늘 즉흥적이고 열려 있다. 어느 날은 정말 손이 가는 대로 쓴다. 몇 줄을 쓰고 나면 자연스레 주제가 정해진다.


머리를 쥐어짜 주제를 정하려 하면 글이 더 잘 써지지 않는다. 문장이 자연스럽지 않고 군더더기가 많아진다. 물론 생각을 잘 정리해 완성도 있는 글을 쓰는 것도 좋지만, 의식의 흐름대로 쓰면서 미괄식으로 주제를 잡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뭔가를 너무 잘하려 하면 되레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대체로 그런 편이었다. 앞서 완벽주의의 함정에 대해 썼던 글처럼, 처음부터 완벽하게 해내려 하면 부담감 때문에 중도 포기를 하거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 실망하곤 했다.


뱃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것처럼, 너무 많은 생각은 글의 방향을 엉뚱한 곳으로 보낼 수 있다. 비단 글쓰기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무슨 일이든 잔뜩 힘을 주고 하는 것보다 힘을 조금 풀고 느슨하게 시도하는 편이 훨씬 나을 수도 있다.


고수는 언제나 여유로워 보인다. 인상을 쓰고 몸에 힘을 주지 않아도 오랜 세월 쌓인 내공이 느껴진다. 나는 물론 고수가 아니지만, 힘을 빼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글을 쓰든 일상을 살든 마찬가지다. 아등바등 너무 잘하려 하지 말고, 조금은 여유롭게 그러나 끝없이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는 고수 언저리쯤에는 닿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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