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릴 자격
이불빨래를 했다. 바삭하게 마른 이불의 촉감이 좋아, 깨어나서도 한참을 침대에서 뒹굴거렸다. 이불빨래를 한 날이면 으레 있는 일이다.
촉감 때문에 이불은 조금 비싸더라도 천연 소재로 산다. 면으로 된 이불 커버는 바스락거리며 기분 좋게 몸에 감기고, 양털로 된 요는 폭신하게 몸을 받쳐 준다. 잠자리가 한결 쾌적해진다.
자연에서 온 소재들은 모두 살결에 닿을 때 기분이 좋다. 면, 울, 캐시미어, 리넨 등은 내가 사랑하는 옷감이다. 다만 천연 소재는 관리하기가 까다로워 주의가 필요하다.
나의 경우 관리의 까다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편이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세탁한 양모 털이 뭉개지지 않도록 빗으로 빗어 주고, 면 커버가 너무 구겨지지 않도록 아침마다 이불을 잘 펴서 정리한다.
따지고 보면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어줘야 하는 게 세상사의 이치인 것 같다. 무엇이든 일장일단이 있다. 사람도 사물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선택하는가는 개인의 몫이다. 다만 선택한 대가 역시 본인이 치러야 한다. 나는 그것을 ‘자격’이라고 부른다. 선택의 대가를 지불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바로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