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왔다.
계절만 바뀐 게 아니었나 보다.
찬 공기와 함께 밀려온 건
오래 잊고 지냈던 그리움이었다.
오늘은 한참을 울었다.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감각은 이상하다.
처음엔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 있다.
바쁘게 살다 보면 잊힐 거라 믿는다.
그런데 어느 순간,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익숙한 노래 한 소절에,
거리를 스치는 낯익은 향기에,
혹은 아무 이유 없이..
그렇게 오늘, 나는 울었다.
가슴 한편이 텅 비어 있다는 걸 느꼈다.
무언가로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순간을 떠올린 아쉬움이었을까.
아니면 보고 싶은 마음을 더는 감당할 수 없어서였을까.
아마 둘 다였을 것이다.
그리움이란 게 원래 그런 것 같다.
아쉬움과 보고픔이 뒤섞여 가슴을 누르는 것.
빈자리가 선명해서, 오히려 존재했던 것들이 더 또렷해지는 것.
이 그리움이 언제쯤 가라앉을지 모르겠다.
어쩌면 영영 가라앉지 않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약이라던데, 시간은 그저 그리움을 흐릿하게 만들 뿐 지워주지는 않는다는 걸 이제는 안다.
하지만 오늘, 한 가지를 깨달았다.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 눈물로 답해도 괜찮다는 것. 슬픔을 애써 참을 필요도, 빨리 털어내야 한다고 다그칠 필요도 없다는 것. 그저 그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흘려보내면 된다는 것을.
그 눈물은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증거니까. 아직 그 마음이 끝나지 않았다는, 여전히 내 안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겨울이 와도 괜찮다.
추운 계절이 지나면 또 봄이 올 테니까.
지금은 그저 이 그리움을 앓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