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첫 등교

THE ENGLISH STUDIO

by 테일러


5월 9일 수요일.

아일랜드에 도착한 지 나흘째.

드디어 어학원에 가는 날이었다.


어학원의 이름은 The english studio. THE ENGLISH STUDIO.

더블린 저비스 쇼핑몰 바로 앞에 있었다.

기숙사에서 도보 30분 거리였다.

첫날에는 인터뷰와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인터뷰


'그래도 첫 레벨 테스트이니 필기시험을 보지 않을까?'


나름 겁먹고 어학원에 갔다.

문법 테스트를 준비해야 하나 고민했다.

그런데 '인터뷰'라는 말 그대로, 대화 형식으로 레벨 테스트 같은 거였다.

간단한 영어 대화로 수준을 파악하는 시간이었다.



"What's your name?"

"I'm Taylor."


"Why did you come to Dublin?"

"I came here for working holiday."


"How long have you studied English in Korea?"

"About... one month. I took phone English lessons."


"What did you do during the bank holiday weekend?"

"I went to Cork and saw Ed Sheeran's concert."

"Wow, that's amazing!"


간단한 질문들이었다.



대화는 생각보다 잘 풀렸다.

기숙사에서 계속 영어로 얘기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쉬웠다.

한 달간의 전화 영어와 지난 며칠간 영어로만 대화했던 게 도움이 됐다.

그렇게 인터뷰는 끝났다.


'이게 끝이야?'


반 편성은 다음 주 월요일에 알려준다고 했다.






오리엔테이션



오리엔테이션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휴가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Classes start at 9 AM."

"You need to attend at least 80% of classes."

"GNIB registration is required for all students."



6개월 과정은 중간에 휴가를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12주 과정이 끝난 후, 또는 모든 수업이 끝난 후.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수업이 어려울 시 잠시 중단했다가 다시 이어서 해도 된다고 했다.

GNIB는 비자 발급 같은 거라고 했다. 나중에 꼭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OT가 순식간에 끝났다.

새로운 학생들과 인증샷을 찍고 나왔다.






Upper-Intermediate


다음 주 첫 수업 전에 교재를 받으러 갔다.

한국에서 미리 지불하고 온 교재였다.

안내 데스크에서 내 이름을 대고 교재를 받았다.


표지를 보는 순간 멘붕이 왔다.

어퍼 인터미디어 레벨이었다.





'Upper-Intermediate?'


러시아 룸메이트인 안나는 나보다 훨씬 유창하게 영어를 했다.

그런데 안나는 Pre-Intermediate 레벨이 나왔다고 했다.


Pre-Intermediate < Intermediate < Upper-Intermediate.


나는 당연히 Pre 레벨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Upper?



그날 저녁 기숙사에서 교재를 펼쳤다.


'CLAUSE가 뭐지?'


아는 게 없었다. 2차 멘붕이 왔다.


'이거... 따라갈 수 있을까?'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미 여기까지 왔으니.


'천천히 하자. 즐기면서..'


영어랑 친해지려고 노력하기로 했다.






하루 종일 영어


수업이 시작됐다.


반 학생들은 다양한 국가에서 왔다.

브라질, 스페인, 이탈리아, 콜롬비아...


아시아인은 나 혼자였다.


선생님은 아일랜드 사람이었다.

발음이 영국식도, 미국식도 아닌 독특한 억양이었다.


처음엔 잘 안 들렸다.

하지만 계속 듣다 보니 조금씩 익숙해졌다.


점심시간에도 영어로 대화했다. 기숙사로 돌아와서도 영어로 대화했다.

하루 종일 영어로만 대화하는 날들이었다.


'정말... 영어만 쓰는구나.'


한국어를 쓸 일이 없었다.

카톡으로 한국 친구들과 연락할 때 빼고는.






기숙사


기숙사 비용은 주당 170유로였다.

한 달이면 약 680유로.

우리 돈으로 거의 90만 원이었다.

비쌌다.


한 달간 만 지내기로 했지만, 그래도 비쌌다.

4인 1실 기숙사인데도 이 가격이었다.


더블린 물가가 비싸다는 건 알았지만,

직접 내고 보니 부담스러웠다.


'집을 빨리 구해야겠다.'


주당 170유로는 너무 부담스러웠다.

더블린에는 월 400유로 정도의 방도 있다고 들었다.

월 400유로 정도 하는 쉐어룸을 구하면 훨씬 저렴할 것 같았다.


뷰잉을 시작해야 했다.






저녁


저녁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

온몸이 피곤했다.


핸드폰을 보니 엄마가 보내신 카톡이 도착이 있었다.


"어땠어?"

"괜찮았어. 다들 친절해."


거짓말은 아니었다. 괜찮았으니까.

하지만 "좋았다"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었다.


여기도 사람 사는 동네였다.

딱히 별다를 건 없었다.


단지, 내가 생활하는 여기가 유럽의 아일랜드라는 것.

4인 1실 기숙사에서 다양한 국가 사람들과 함께 지낸다는 것.

아침부터 자기 전까지 영어로만 대화한다는 것.


그 정도였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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