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에서도 월드컵 열기가 뜨거웠다.
한인 펍에서 한국 축구 응원 이벤트가 열렸다.
드렁큰피쉬와 김치.
두 곳 모두 메뉴 할인 이벤트를 했다.
나는 축구에 관심이 적었지만,
4년에 한 번 있는 월드컵을 해외에서 관람하며
한국 축구를 응원하는 경험도 신선할 것 같았다.
무엇보다 파전을 너무나 먹고 싶었다.
드렁큰피쉬로 갔다.
더블린 시간으로 오후 1시가 경기 시작.
12시 30분에 도착했는데,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매장 입구부터 바까지 사람이 서 있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다.
더블린에서 이렇게 많은 한인을 처음 봤다.
음식은커녕 술조차 사기 어려웠다. 줄이 길었다.
그냥 앉아서 축구 경기를 봤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월드컵 경기가 더 재밌게 느껴졌다.
잘 안 풀릴 때는 다 같이 쏟아지는 탄식에 울컥했다.
하지만 자리도 아닌 바닥에 앉아 90분 동안 보기는 불편했다.
한인 레스토랑 '김치'로 이동했다. 드렁큰피쉬와는 달리 여유로웠다.
김치에서도 응원 이벤트를 해서 윙을 시켜 먹으며 경기를 봤다.
자리도 비교적 좋아 눈앞 대형 스크린으로 보며 응원할 수 있었다.
스파이시 간장 소스 맛 윙은 한국 치킨 맛 같았다.
갈릭버터 맛도 맛있었다.
한국 축구는 0:1로 스웨덴에 패배했다.
아쉬웠지만, 이벤트 덕분에 음식을 싸게 먹을 수 있었다.
'다음번에는 꼭 일찍 가서 파전을 먹어야지.'
한국에 있을 때는 치킨을 정말 많이 먹었다.
편의점에서 일할 때도 치킨을 튀겼다.
치킨 중에서도 가장 좋아했던 건 양념치킨이었다.
하지만 아일랜드 더블린에는 한국식 양념치킨이 없었다.
튀긴 치킨과 구운 치킨뿐. 소스에 찍어 먹는 정도였다.
그래도 매운 치킨이 먹고 싶어서 KFC에 갔다.
버킷, 치킨버거, 스낵랩, 부리또, 비스킷.
메뉴는 한국 매장과 별 차이 없어 보였다.
"매운맛으로 주세요."
"매운맛 치킨은 특정 메뉴만 가능합니다."
그 메뉴로 주문했다.
진동벨이 울렸다.
메뉴를 받아왔는데, 정말 큰 사이즈였다.
'4인용인가?'
어리둥절했다.
조각 수는 10개보다 적었지만,
사이드 메뉴 4개, 프렌치 프라이 4개, 팝콘치킨, 매콤한 윙, 음료까지.
가격은 20유로. 푸짐했다. 맛도 나름 매콤해서 맛있었다.
먹고 남은 건 싸왔다.
'또 먹고 싶다.'
날씨가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아일랜드였다.
지난주 평일에는 계속 태풍 전야처럼 흐리고 바람이 불었다.
목요일 오후부터 날이 풀려서 부쉬 공원을 산책했다.
금요일에는 더블린 근교 브레이, 킬리니, 달키, 샌디코브에 다녀왔다.
무리한 나머지 토요일에는 푹 쉬었다.
어느 일요일,
구름 한 점 없이 날씨가 좋았다.
날씨 좋은 날을 낭비하기 아까웠다.
운동할 겸 집 근처 한 시간 거리의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와서 생긴 취미 중 하나는 공원 투어였다.
어딜 가더라도 그 지역의 공원은 꼭 들렀다.
가장 먼저 집 근처에서 가장 큰 타이먼 파크에 갔다.
규모만 크고 사람이 적었다.
부쉬 공원으로 옮겼다.
부쉬 공원은 집에서 걸어서 30분 거리로 시티 가는 것보다 더 가까웠다.
길 가던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보다 추천받은 곳이었다.
축구장,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야외 공연장.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곳도 있었다.
나름 괜찮은 공원이었다.
호수 벤치에 앉아 조깅하는 사람들과
호수에 떠다니는 오리, 백조들을 구경했다.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백야 현상으로 해는 저녁 10시 30분이 넘어서야 졌다.
해가 늦게 지다 보니 일찍 집에 들어가면 손해 보는 것 같았다.
공원 투어는 새로운 취미가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