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새 집, 새 시작

Kimmage

by 테일러


기숙사를 떠나다


6월 2일,

기숙사를 떠나는 날이었다.


한 달 동안 지낸 Harcourt.

테라스, 일몰, 플랫메이트들..

이곳에서의 생활도 끝이었다.


짐을 쌌다.

캐리어 두 개, 보조 가방 두 개.


문제가 하나 있었다.


기숙사는 6월 2일에 나가야 했는데,

새집에서 6월 13일부터 묵을 수 있었다.

중간에 11일이 비었다.






단기 방과 호스텔


그 기간에는 단기 방에서 지냈다.

기숙사와 새집 사이에 있는 곳이었다.

싱글룸이라 편했다.


하지만 단기 방도 완벽하지 않았다.

앞뒤로 하루씩 비었다.


6월 2일 첫날밤에는 K의 집에서 묵었다.

6월 12일은 호스텔에서 1박을 했다.


더블린 시티 중심가에 있는 스파이어 호스텔은 랜드마크인 스파이어에서 5분 거리.

5층 건물 전체가 호스텔이지만,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힘들었다.

가격은 1박에 16유로. 22인실이었다.


'22인실이라니...'


한국에서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인원이었다.





병동 같기도 했다.

2층 침대 아래층을 배정받아 다행이었다.



'위층은 오르내리기 힘들어.'


22인실은 어감이 좀 그랬지만,

위치도 좋고 저렴했다.


하지만 가성비는 좋았다.

조식으로 토스트와 시리얼이 제공되었다.

오래간만에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다.


무엇보다 하루만 버티면 됐다.






이사


기숙사 → 친구 집 → 단기방 → 호스텔 → 새 집.

한 달 동안 숙소를 다섯 번 옮겼다.


짐은 캐리어 두 개에 보조 백 두 개라

한 번 이사할 때마다 짐을 두 번씩 옮겨야 했다.


거리는 각각 걸어서 20분.

다행이었지만, 힘들었다.


'이사... 정말 쉬운 일이 아니네.'


짐은 미리 단기방과 새집에 부탁해서 맡겼다.

세 번의 이사를 마치니 기진맥진해졌다.

그래도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6월 13일


드디어 Kimmage로 이사했다.

입주 전, 짐을 미리 맡기면서 보증금을 먼저 냈다.

그리고 입주하면서 월세를 내고 열쇠를 받았다.





렌트 사기가 많다는 말과 함께

'열쇠를 받고 나서 월세를 내라'는 조언을 들었었다.

다행히 문제없이 진행됐다.


새 집은 Dublin 6W, Kimmage에 있었다.

어학원에서 버스로 30분, 걸어서 한 시간.

플랫메이트들이 반겨줬다.


한국인, 일본인, 스페인 사람.

나까지 여자만 4명이었다.



"Welcome!"


다들 웃으며 환영해주었다.






Kimmage


Kimmage는 작은 동네였다.

아일랜드의 일반적인 가정집 동네 같았다.


집은 트리플룸 하나와 싱글룸 하나로 이루어져 있었다.

나는 트리플룸에서 베드 쉐어를 했다.



'베드 쉐어라니...'


처음엔 걱정했지만, 딱히 불편하지 않았다.


아일랜드에 온 이후로는

침대에 누우면 바로 깊은 잠에 빠졌다.



집 근처에는 마트가 있었다.

5분 거리에 Super Valu, 15분 거리에 Tesco.

시티의 대형 슈퍼마켓 Lidl보다 10~20센트 정도만 비쌌다.

만한 건 동네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한인 마트는 걸어서 한 시간. 시티에 있었다.

학교도 시티에 있으니 학교 갈 때 함께 들르기로 했다.


밥은 맨날 토스트와 시리얼만 먹을 수 없었다.

집도 자리를 잡아서, 요리도 하기 시작했다.


보통은 프렌치토스트, 옥수수 전을 만들어 먹었다.

요리 실력이 점점 느는 것 같았다.

'생존 요리'라고 부르기로 했다.






새로운 시작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의 3대 숙제,

GNIB, 집 구하기, 일자리 구하기.

이제 두 개를 끝냈다.


한 달 반.

아일랜드에 온 지 한 달 반이 지났다.

이제 진짜 더블린 생활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Kimmage.

아일랜드를 떠나기 전까지 지낼 집.


'정말 다시는 이사 안 해도 되겠지?'



날씨는 계속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비는 며칠째 내리지 않았다.

마치 나의 이사를 축복해 주는 것 처럼

솜사탕같이 뽀송뽀송한 구름만이 하늘 가득 떠 있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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