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인도네시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K-MOVE 연수 당시, 취업할 국가를 선택하기 전에 직접 그 국가로 탐방을 갈 수 있었다. 당시 아세안 3개국을 탐방했는데 태국, 베트남, 그리고 인도네시아였다. 그때가 나의 첫 인도네시아였다. 이 혜택은 우리 기수를 마지막으로 중단되었지만, 동남아에 대해 아무런 감이 없던 나로서는 행운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세 나라 중 마지막이었다. 베트남에서의 좋았던 추억을 안고 인도네시아에서의 일정도 기대하며 자카르타행 비행기에 올랐다.
베트남 호찌민에서 자카르타까지는 비행기로 3시간. 자카르타 공항 입국 시에는 두 가지가 필요했다. 도착 비자 발급 비용과 세관 신고서였다. 입국 심사대에서 "Selamat siang!(안녕하세요)", "Terima kasih!(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고 도착 비자 발급 비용을 드리니 프리패스로 통과했다.
공항에는 무슬림을 위한 기도 공간이 있었고, 수하물을 찾는 곳은 숲과 나무, 꽃이 만발한 자연 친화적인 공간처럼 온통 초록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분들도 많이 보였다.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제조 공장을 탐방했다. 근무 중에는 음악이 흘러나왔고, 활기가 넘치면서도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직원들은 한국에서 온 우리를 반겨주시고, 영상도 찍어주시며 환영해 주셨다.
길거리를 다닐 때도 BTS와 한류 문화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우리를 한국인이라고 알아봐 주시며 우호적으로 대해 주시는 문화도 경험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자유 시간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호텔에서 쇼핑몰을 찾아가는데, 길을 잃었다. 근처 현지인에게 영어로 물어봤지만 그분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셨다. 한참 동안 설명해 주셨지만 한 마디도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나의 당황스러움을 느끼셨는지 묻고 물어서 영어를 할 수 있는 현지인분께 데려다주시기까지 하셨다. 그분의 친절함에 '인도네시아에 꼭 다시 와야지.'하고 생각했다.
당시 숙박했던 Grand Kemang Hotel 호텔의 1층에는 미술품 전시 공간과 함께, 매일 저녁 다른 공연들이 펼쳐지는 재즈바 '1920'이 있었다. 일정이 끝난 어느 저녁, 재즈바에 들어갔다. 음료를 주문하면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었다.
그날의 이벤트는 재즈 가수 Latinka의 공연과 Free flow Gin & Tonic. 진토닉이 무한 제공된다는 말에 혼술로 6잔을 연거푸 마시며 재즈 공연을 봤다. 처음 만난 인도네시아 음악과 뮤지션이었지만 술에 취했는지, 아니면 음악에 취했는지 기분이 좋아져 배시시 한 표정으로 그 순간을 한참 동안 즐겼다.
피부가 하얀 어떤 동양인 여자가 혼자 술을 마시면서 공연을 보며 영상도 찍고, 열정적으로 박수를 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지 그 뮤지션은 공연을 마치고 난 후 내 테이블로 와서 영어로 인사를 건넸다.
"Where are you from?(어디서 왔어요?)"
"I'm from Korea!(한국에서 왔어요!)"
그러자 그녀는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했다.
반가운 인사말에 팬심을 전했다.
"Your voice is very nice! Terima kasih(당신 목소리 정말 좋아요! 감사합니다)"
"Are you living here?(여기 살아요?)"
"No, but I will live here.(아뇨, 하지만 여기에서 살 거예요.)"
그때는 정말로 그렇게 될 줄 알았다.
인도네시아 어디서든 음악이 넘쳐흘렀다. 공항에서도, 공장에서도, 호텔 바에서도. 그게 나의 인도네시아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그리고 그 인상은 좋았다. 사람들은 친절했고, 나를 환영해 주었고, 영어를 못하는 사람도 최선을 다해 도와주려 했다. 그래서 바탐도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엔 혼자서, '인도네시아어'만으로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