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소도시 바탐 여행 준비하기

by 테일러


바탐


한국에서 직항으로 갈 수 있는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 발리, 그리고 바탐. 그중 23만 원 항공권으로 갈 수 있는 곳은 바탐뿐이었다. 선택의 폭이 없었지만 항공권의 가격을 떠나서도 바탐은 최적의 목적지였다.


우선, 탐방으로 가본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는 물가가 비쌌다. 동남아치고는 한국과도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발리는 관광객들과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 휴양지라는 느낌이 강해 인도네시아어 대신 영어를 주로 쓸 것 같았다.


나의 목표는 명확했다. '입국하는 순간부터 출국까지 영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인도네시아어만 사용해 여행하기'. 유럽 워홀러였던 덕분에 20개국 이상을 여행한 나에게 영어로 여행하는 것은 이미 충분히 해봤다. 이번엔 다른 도전이 필요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바탐이었다. 소도시이고,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현지인들의 진짜 인도네시아어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인도네시아어 선생님께서도 바탐을 좋아하는 곳 중 하나라고 하신 만큼 기대되었다.






비자 준비의 시행착오


사실 올해 2월, 연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인도네시아에 들르려 했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입국할 때 도착 비자가 꼭 필요했다. 공항에서 현금으로 발급받거나, 미리 인터넷으로 비자를 신청할 수 있었다. 신청 후 발급까지 평일 기준 7~10일 정도가 걸린다는 정보가 대다수였다. 그 당시에는 급작스러운 출국으로 준비 시간도 3일 밖에 없었고, 현금도 없어 안타깝게 가지 못했다.


이번에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10일 전쯤 비자 발급 사이트에서 예약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게, 바로 받았다. 정말 당일에 발급받아서 약간은 속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안 되면 말고' 하는 마음으로 그때 한 번 시도라도 해볼걸 그랬다.








간단했던 준비 과정


비자 발급 비용은 총 519,000루피아(한화로 약 5만 원)였다. 관광 비자는 최대 30일간 유효했다.


필요한 서류는 왕복 항공권(영문), 만료일이 6개월 이상 남은 여권, 바탐 숙소 주소였다. 영문으로 바탐 왕복 항공권과 숙소 예약 확인서도 함께 출력했다. 해외 여행자 보험은 필수가 아니었지만 여행 갈 때마다 가입하는 편이라 이것도 역시 영문 서류로 발급받았다.


바탐 숙소는 아고다에서 예약했다. 1박당 금액은 3~4만 원대로 저렴했다. 가격대가 비슷해서 처음에는 외관이 배 모양으로 독특한 호텔로 예약했었는데, 날짜가 다가오자 더 알아보고 조식에 대한 평가가 가장 좋은 다른 호텔로 변경했다. 조식이 포함된 금액이 3박에 10만 7천 원 정도였는데, 바탐 중심부에 위치해 접근성까지 좋았다. 그렇게 인도네시아 바탐 여행 준비를 모두 마쳤다.






인천공항


시간은 빠르게 흘러 출국일이 되었다. 제주항공 직항 비행기로 인천공항에서 오후 5시 45분에 출국해 바탐에는 밤 10시 30분에 도착 예정이었다. 바탐행 비행기는 제주항공밖에 없는 데다가 일주일에 단 2회만 운항했다.


저가 항공으로 일본을 여행할 때는 새벽 비행기를 타려고 몇 시간 잠도 못 자고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공항으로 왔었는데, 이번엔 오후 출국이라 여유가 있었다. 그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평일 오후라서 그런지 매번 사람들로 붐비던 출국 심사대의 대기 라인도 한가했다.







여정의 시작


출국 시간이 다가오자 대기 공간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단체 여행객인 듯 히잡을 쓴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여기저기에서 인도네시아어가 들려왔다. 귀를 쫑긋 기울여 엿들어보니 어렵지 않게 그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었다.



기다리면서 오늘의 여정을 소개하는 브이로그도 짧게 촬영했다.


"Halo, selamat sore!(안녕하세요, 좋은 오후입니다!)

Hari ini saya naik pesawat dan pergi ke Pulau Batam, Indonesia.

(오늘, 저는 비행기를 타고 인도네시아 바탐섬에 갑니다.)

Sekarang saya ada di bandara.(지금 저는 공항에 있습니다.)"



카메라를 끄고 나니 손이 약간 떨렸다. 설렘인지 긴장인지 알 수 없었다. 아니, 둘 다였다.

그렇게 6시간 반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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