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

마음 다스리는 방법

by 타자기

아프다. 너무 아프다.


살다 보면 별일을 다 겪는다지만, 왜 하필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 걸까.




기억은 없어지지 않는다. 특정 기억만 지우는 기억상실약은 아쉽게도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


그 사람의 말과 행동, 그리고 눈빛.


아, 사람을 죽이고 싶어지는 것 같다.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사실은 내 뒤통수에서 제일 크게 욕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그리고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향한 안티 세력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을 수많은 사람들과 주고받고, 인신공격은 물론 성적으로까지 유린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배신감은 이로 말할 수가 없다.


말로 입은 상처는 치유가 되기 힘들다.


잊기 힘든 그 수많은 말들.


모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총알처럼 나를 관통하는 것 같다.


결국 나의 건강까지 망가지고.


정신과 약을 먹으며, 수면제를 처방받는다.


그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그 사람과 그 사람이 주도하며 만들어진 세력들이 다 사고를 당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 감정을 계속 쌓아가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왜 그 사람들을 저주해야 할까? 삶은 너무 소중한데.


인생이 아깝다.


사랑해도 모자랄 시간에.


신경끄자.


이를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 실천하기는 어렵다.


또 빙글빙글 제자리.


결국 그 사람들을 저주하는 자리로 돌아왔다.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답은 간단하다.


제자리로 돌아와도 괜찮다. 다시 또 움직이면 되니까.


그 사람을 생각하면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고, 하루에도 몇 번이나 가슴이 콱 막힌 것 같지만.


괜찮다.


가끔은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자리에 머물지 않으리라.


난도질 된 상처 위에 새로운 기억을 조금씩 쌓아가야 한다.




할 일을 만든다. 인생을 바쁘게 살아간다. 글을 쓴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스쳐가는 생각들은 어쩔 수 없다.


정말 어쩔 수 없다.


이 생각과 싸우려고 하면 안 된다.


그저 다른 기억으로 덮어버리는 수밖에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자꾸 만난다.


입맛이 없어도 맛있는 것을 먹는다.


잠이 안 와도 억지로 약을 먹고 잔다.


점차 행복한 기억들이 쌓이면 이 아픈 기억도 옅어지겠지.


지독한 악몽도 언젠가 꾸지 않겠지.


언젠간.


오늘도 행복함을 쌓아간다.


심장을 쥐어짜는, 쌓이고 쌓여 눈덩이가 되고 빙하가 되어버린 이 아픔이 녹아버릴 날을 기다리며.


이 빙하가 남극이 되는 것은 막아보련다.


언젠가 녹겠지. 언젠가.


물이 되어 사라지지는 않아도, 물이 되겠지.


그렇게 믿으며 하루를 살아간다.


오늘도 행복하기를 쌓아간다. 그 감정을 선택한다. 힘들지만 미소를 지어본다.


작은 미소 속에서 행복은 피어난다고 하니까.


그동안 읽었던 수많은 책들에서, 위로가 되는 글에서 그렇게 말했으니까.


행복하니까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하다고.


이 흔한 말을 믿으며, 오늘도 미소 짓는다.


이 글을 쓰는 이 시간에도 그 기억은 사라지지 않지만, 글을 끝내며 미소 지어본다.


당신도 함께 작은 미소를 지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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