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 magazine_ 글소풍
인생은 계절과 같아 성공과 권력의 정점도 언젠가 저물기 마련이다. ‘고성낙일(孤城落日)’은 황혼 속 외로운 성곽처럼, 성공의 끝에서 느끼는 공허함과 덧없음을 상징한다. 이는 지금의 사회 현상에 특히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끊임없이 경쟁하고 성과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성공의 정점이 곧 고독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화려한 커리어와 부를 목표로 끊임없이 질주한다. 그러나 그 끝에는 무언가를 성취했다는 기쁨보다,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두려움과 고립감이 자리 잡기 쉽다. 성공을 좇는 과정에서 놓친 인간관계, 건강, 그리고 자아에 대한 고민이 드러나는 시점이 바로 고성낙일의 순간이다. 이는 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과 사회 전반의 문화가 만들어낸 병리적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고성낙일의 그림자는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석양은 황혼의 아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침묵의 시간, 그리고 내려놓음의 지혜를 깨우치는 기회이기도 하다. 노을 속 고독한 성곽이 아름답게 빛날 수 있는 이유는, 저물어가는 태양이 그 순간만큼은 모든 색과 빛을 아낌없이 쏟아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고성낙일의 풍경 속에서 성공이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 성찰해야 한다. 성공이란 오르막길의 끝이 아니라, 내려오는 길에서도 배울 수 있는 지혜와 평온을 찾는 여정이다. 석양 속의 고독이 단순한 상실이 아닌, 더 깊은 내면의 성찰과 연결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우리는 고성낙일을 두려워하기보다는 그 아름다움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