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쩌다 마주친 전설, ‘송골매’의 시대를 넘는 비행

148. 크리에이터 노트

by 조연섭

1982년 1월, 한국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곡이 세상에 등장했다. 송골매 대표곡 ‘어쩌다 마주친 그대’다. 디스코 열풍이 휩쓸던 당시, 펑크 사운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곡은 시대적 유행 디스코에 맞춘 편곡과 구창모의 가창력이 더해지며 대중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송골매는 이 곡을 통해 KBS 가요대상 록밴드그룹상을 연속 수상하며 한국 록 음악사의 전성기를 열었다.

운명적 만남이 탄생시킨 전설

송골매는 배철수와 구창모라는 두 음악적 거장의 운명적 만남에서 탄생했다. 활주로 출신의 배철수와 블랙테트라 출신의 구창모는 서로의 음악적 역량에 매료되어 새로운 팀을 결성했다. 특히 구창모의 가창력은 배철수가 “반했다”라고 회상할 정도로 강렬했다. 이 두 사람의 결합은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적 유산을 만들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시대를 읽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우연과 설렘을 경쾌한 리듬으로 풀어낸 곡이다. 당시 디스코의 유행을 반영해 팀 전체가 편곡에 참여했고, 이는 시대의 흐름을 읽는 송골매의 뛰어난 감각을 보여준다. 구창모는 18일 서울 모대학교 강당에서 개최된 미니 콘서트에서 이 곡의 성공 비결에 대해 “시류(時流)에 있었다”라고 말하며, 43년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시대의 감각과 음악적 완성도가 결합된 이 곡은 단숨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명곡으로 자리 잡았다.

이어지는 송골매의 비행

구창모는 1954년생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3월에는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며, 여전히 창작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지난해 송골매는 콘서트 ‘열망’으로 팬들을 다시 만났고, 이 콘서트는 ‘40년 만의 비행’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20일 밤 9시 20분 KBS 2 TV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또한 송골매의 역사를 다룬 뮤지컬도 준비 중이며, 28곡에 달하는 송골매의 대표곡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송골매’가 우리에게 남긴 것

송골매는 한국 대중음악사의 중요한 문화적 아이콘이다. 그들의 음악은 시대를 관통하며 세대와 세대를 연결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단순히 1980년대를 대표하는 곡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그 울림을 전하는 시간을 초월한 작품이다. 강렬한 리듬, 독창적인 보컬, 그리고 대중의 감성을 읽는 통찰력은 오늘날 많은 후배 아티스트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음악은 시대를 담는 그릇이다. 송골매의 음악이 특별한 이유는, 시대의 흐름을 좇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제, 송골매는 과거의 전설이 아닌 현재와 미래의 음악으로 다시금 우리 곁에 날아오르고 있다.


송골매는 비행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은 언제나 우리 곁에서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변화 속 진화의 상징, '베타세대'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