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만학일기
며칠 전 경주문화재단 주관, 오준석 공연 프로듀서 특강에서 접근한 공연 레시피에서 '글쓰기도 요리처럼 접근하는 방법'을 고민해 봤다. 듣고 글쓰기를 요리처럼 접근하면 창작 과정이 직관적이고 유연해지겠다는 생각이다. 재료(어휘, 주제)를 선택하고, 조리(논리적 전개)를 거쳐, 플레이팅(표현 방식)으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겠다는 의미다. 감각적인 표현과 구성의 조화를 통해 독자에게 생생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며, 개성과 창의성을 살리는 데도 효과적이며, 또한, 반복적인 연습과 수정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완성도 높은 글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대입해 본다.
뛰어난 글쓰기란? 요리를 맛나게 잘하는 것과 닮아 있다. 좋은 요리는 재료 선택부터 손질, 조리, 플레이팅까지 신경 써야 하듯, 좋은 글도 주제 선정부터 구성, 표현, 수정 과정까지 정성을 들여야 완성된다.
목적과 독자 설정 – 어떤 요리를 만들까?
어떤 요리를 만들지 결정하는 게 가장 먼저다. 손님이 어린이라면 매운 요리는 피해야 하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는 담백한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 글도 마찬가지다. 글을 쓰기 전에 “왜 쓰는가?” 그리고 “누가 읽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 경험을 공유하는 글이라면 친근한 톤으로 쓰는 게 좋고, 학술적인 글이라면 논리적인 전개가 중요하다. 만약 독자를 고려하지 않고 글을 쓰면, 어린이에게 매운 짬뽕을 내놓는 격이 된다.
핵심 메시지 – 메인 재료를 정하라
좋은 요리는 핵심 재료가 무엇인지 분명하다. 김치찌개를 끓이면서 갑자기 치즈나 초콜릿을 넣지는 않는다. 글도 마찬가지로, 전달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를 정하고 그에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맨발 걷기의 장점”이라는 글을 쓴다면, 건강 효과, 심리적 안정감, 자연과의 연결 등 주요 내용을 정하고, 그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갑자기 “맨발 걷기를 하다가 만난 강아지가 귀엽다”는 이야기를 길게 하면, 독자는 본론이 무엇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논리적인 전개 – 조리 과정이 중요하다
모든 요리에는 순서가 있다. 스테이크를 만들 때 고기를 먼저 굽고 소스를 만든다. 만약 소스를 먼저 만들고 고기를 태운다면 요리가 망친다. 글도 마찬가지다. 도입 본론 결론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야 한다.
예를 들어,
• 도입: 맨발 걷기의 매력을 소개하고 독자의 관심을 끈다.
• 본론: 맨발 걷기의 건강 효과, 심리적 안정, 자연과의 연결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 결론: 맨발 걷기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공유하고 독자가 실천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한다.
이 흐름이 깨지면 글은 마치 양념이 한쪽에만 몰린 음식처럼 읽기 불편해진다.
구체적인 사례와 표현 – 감칠맛을 더하라
음식에 양념이 잘 배어야 맛있듯, 글에도 구체적인 사례와 생생한 묘사가 들어가야 재미가 있다.
예를 들어,
• 일반적인 표현: “맨발 걷기를 하면 건강에 좋다.”
• 생생한 표현: “맨발로 모래사장을 걸으면 발바닥이 촉촉해지고,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지면서 자연과 하나가 된 기분이 든다.”
같은 내용이라도 이렇게 표현하면 독자의 머릿속에 장면이 떠오른다. 독자가 눈앞에서 ‘맛을 볼 수 있도록’ 글을 써야 한다.
간결하고 힘 있는 문장 – 군더더기 버려
요리를 할 때, 필요 없는 재료를 넣으면 오히려 맛이 떨어진다. 김치찌개에 초콜릿을 넣으면 맛이 이상해지는 것처럼, 글도 군더더기가 많으면 집중력이 흐려진다.
예를 들어,
• 불필요한 문장: “맨발 걷기는 아주 좋은 운동이며, 건강에도 유익하고, 신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 간결한 문장: “맨발 걷기는 건강한 운동이다.”
짧지만 힘이 있다. 문장은 명확하고 간결할수록 독자의 기억에 오래 남는다.
나만의 개성을 담아라 – 나의 요리 스타일
맛집이 사랑받는 이유는 특별한 개성이 있기 때문이다. 같은 된장찌개라도 어떤 집은 구수하고, 어떤 집은 칼칼한 맛이 있다. 글도 마찬가지다. 남의 스타일을 따라 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문체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에세이를 쓸 때 지나치게 공식적인 문체를 사용하면 딱딱해진다. 반대로 보고서를 쓸 때 감성적인 표현이 많으면 신뢰도가 떨어진다. 글의 성격에 맞는 톤을 유지하면서도, 나만의 색깔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퇴고_ 마지막 간 맞추기
요리를 다 하고 나서 간을 보듯이, 글도 다 쓴 후에는 꼭 퇴고를 해야 한다.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보면 어색한 부분이 바로 드러난다. 때로는 한 번 쓰고 바로 내기보다, 하루 정도 지나고 다시 읽으면 수정할 점이 명확해진다.
예를 들어, 처음 쓴 글이 길고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불필요한 문장을 정리하고, 어색하다면 단어를 바꾸거나 순서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완벽한 요리를 위해 간을 맞추듯, 좋은 글을 위해서도 퇴고 과정은 필수다.
많이 읽고 많이 써라 – 요리 경험이 쌓여야 맛이 난다
좋은 요리사가 되려면 다양한 요리를 먹어보고, 직접 만들어봐야 한다. 글도 마찬가지다. 좋은 글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좋은 문장을 배우고, 많이 써보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갈 수 있다.
예를 들어, 브런치스토리에서 인기 있는 글을 읽으며 어떤 점이 매력적인지 분석해 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글을 써보는 연습을 하면 글쓰기 실력이 쌓인다. 또한, 일상의 경험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글감이 쌓인다.
글쓰기는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과정
글을 잘 쓰는 것은 요리를 잘하는 것과 같다. 재료(주제)를 고르고, 조리(논리적 전개)를 하며, 양념(생생한 표현)과 간 맞추기(퇴고)를 통해 완성도를 높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주 써보고, 나의 개성을 찾는 것이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 듯, 멋진 글을 써보자. 당신만의 특별한 레시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곧 글쓰기의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