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만학일기
인공지능의 시작과 생성형 인공지능의 변화과정 및 미래를 진단하는 “인공지능 시대와 미래“ 주제의 대학원 강의가 진행됐다. 강의는 경희사이버대학교 대학원 문화예술경영 전공 김성하 교수(경기연구원 AI 혁신정책센터장)가 담당했다. 강의는 인공지능(AI)의 개념은 물론 우리가 현재 접하고 있는 AI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했으며, 미래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등장과 그 파급력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면서, 인공지능과 로봇이 융합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개념까지 확장해 설명한 점이 흥미로웠다.
인공지능의 역사와 생성형 AI의 차별성
먼저, AI의 역사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1950년 앨런 튜링(Alan Turing)의 ‘이미테이션 게임’부터 시작해 2016년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대결, 그리고 2022년 챗GPT(ChatGPT)의 등장까지, 인공지능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개괄적으로 정리했다. 인공지능이 일반 연산 기계에서 스스로 학습하고 창작하는 단계로 발전하면서, 기존의 규칙 기반 AI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생성형 AI가 등장했다는 점이 핵심적인 차이점으로 강조되었다.
특히 생성형 AI는 기존 AI처럼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처럼 창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 텍스트를 생성하는 GPT 모델, 그림 그리는 DALL·E, 음악을 작곡하는 AI 작곡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창작 도구로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로봇과 AI의 결합, 피지컬 AI의 시대
강의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피지컬 AI’ 개념이었다. 소프트웨어 AI가 아니라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움직이는 AI 로봇이 등장하면서, AI 기술이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적용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특히 CES 2025에서 NVIDIA 대표 젠슨 황이 발표한 AI 발전 단계 중 ‘Physical AI’가 강조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 Perception AI: 사물을 인식하는 AI
• Generative AI: 콘텐츠를 생성하는 AI
• Agentic AI: 개인 비서처럼 행동하는 AI
• Physical AI: 인간처럼 움직이고 행동하는 AI
이 중에서도 ‘Physical AI’는 가상공간을 넘어서, 로봇이 인간과 함께 현실 공간에서 생활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피규어 01(Figure 01)’과 ‘옵티머스(Optimus)’ 로봇이 소개되었는데, AI가 로봇의 신체적 움직임을 학습하고, 인간처럼 사물을 집고 정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AI가 기본 언어를 이해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인간의 신체 움직임을 학습하는 ‘월드 모델(World Model)’을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AI의 법인격 논쟁과 인간과의 관계
AI가 점점 인간과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법적으로 AI에게 법인격을 부여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수업에서 소개된 설문조사 결과는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했다.
• 법인격 부여 찬성: 40%
• 법인격 부여 반대: 58.9%
법인격 부여에 대한 찬성 의견이 40%나 된다는 점은 AI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AI와 인간의 관계 설정에 대한 질문에서는 58%가 AI를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15%는 AI와 동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심지어 7%는 AI와 결혼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는데, 이는 1인 가구 증가와 AI의 감성적 상호작용 능력이 향상되는 사회적 흐름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령대별 차이가 흥미로웠다. 19~39세 청년층이 AI 법인격 부여에 긍정적인 반면, 60세 이상의 장년층에서는 이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AI와 애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한 응답에서는 오히려 장년층이 더 높은 비율을 보였다는 점이 뜻밖의 결과였다. 이는 장년층이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는 도구로 AI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AI의 산업별 활용과 문화예술 분야 역할
AI는 의료, 금융, 돌봄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의료, 헬스, 돌봄, 금융 분야에서 높은 활용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의료 및 돌봄 분야에서는 AI 기반 반려 로봇이 1인 가구를 위한 동반자로 활용되거나, 재활 치료를 돕는 역할을 수행하는 등 점점 더 인간의 삶에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AI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AI가 직접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AI 소설가, AI 작곡가, AI 화가 등이 등장하면서 문화예술계도 AI가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AI가 창작한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와 윤리적 이슈도 함께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법적,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강의 후 느낀 점
이번 강의는 인공지능이 기술 혁신에 이어 우리의 일상과 사회 전반을 바꾸고 있음을 다시금 실감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특히 AI의 법적 지위와 인간과의 관계 설정 문제는 단순한 공상과학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반드시 고민해야 할 현실적인 주제라는 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과거에는 인공지능이 작은 도구였지만, 이제는 점점 인간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로 변화하고 있다. AI가 로봇과 결합하여 물리적 환경에서 인간처럼 행동하고, 사람과 대화하며 감정을 이해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윤리적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문화예술 경영 분야에서도 AI의 역할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할 것인지, 창작의 주체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중요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AI가 인간의 창의력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기술이 더 발전하면 AI가 보조자가 아닌 동등한 창작자로 인정받을 날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강의는 AI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폭넓게 탐색할 수 있는 기회였으며, 특히 ‘피지컬 AI’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면서 AI 미래가 단순한 가상의 개념이 아니라, 점점 더 현실 속으로 들어오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앞으로 AI와 인간이 어떻게 공존해 나갈지, 그리고 문화예술 분야에서 AI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앞으로 진행될 세미나에서 AI 시대의 문화정책과 교육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AI가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포함하여 더욱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