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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만학일기

AI 시대, ‘문화예술경영’ ?

53. 만학일기

by 조연섭

대학과 각 센터, 연구모임 강의 중 가장 높은 관심을 받는 주제는 인공지능(AI)이 됐다. 이에 발맞춰 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창조대학원 문화예술경영 전공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인공지능과 문화예술경영’ 과목이 신설됐다. 강의는 경기연구원 AI 혁신정책센터장 김성하 교수가 맡았으며, 첫 강의는 지난 3일 온라인을 통해 송출됐다.


인공지능과 문화예술경영이라는 주제는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이미 AI는 우리 일상 깊숙이 스며들어 있으며, 문화예술의 영역에서도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AI와 예술의 접점은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남아 있다. 이번 강의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탐색하는 과정 속에서, AI가 문화예술과 경영에 미치는 영향과 그 의미를 학문적으로 고찰하는 과정을 시작하는 자리였다.

강의를 맡은 김성하 교수는 AI 기술자가 아니라, 철학과 미학, 그리고 문화정책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문화예술과 AI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정치외교를 전공한 후 조각을 공부하고, 다시 프랑스에서 미학을 연구하며 현대미술과 철학을 접목한 그는, 문화정책 연구자로서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AI 시대의 문화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교수가 이끌어가는 강의는 기술 중심적인 접근보다 철학적·정책적·사회적 측면에서 AI와 문화예술의 관계를 진지하게 연구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강의의 목표는 명확했다. AI가 사회와 문화예술에 미치는 변화를 이해하고, AI 시대의 문화정책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예술가의 역할과 존재 의미를 재정립하는 것이 이번 학기의 핵심 주제였다. 강의는 이론과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진행되며,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학습자 스스로 고민하고 토론하며 방향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강의는 총 15주 동안 진행되며, 강의와 세미나, 중간·기말 리포트로 구성된다. 평가 방식은 출석과 세미나 발표, 리포트 제출, 그리고 게시판 참여 등으로 이루어지며, 암기가 아닌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사고 확장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리포트 작성으로 대체되며, AI 시대의 사회 변화와 예술가의 존재 의미에 대해 학습자의 개별적인 시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강의의 주요 내용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AI와 사회 변화에 대한 탐색이다. AI는 우리가 익숙해진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요소이며, 경제, 노동, 정치, 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가 인간 역할을 대체하는 것보다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AI 시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철학적 도전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AI와 문화예술의 관계이다. AI는 이미 창작의 영역에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음악, 미술, 디자인,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AI가 만들어낸 창작물을 예술로 인정할 수 있는지, AI와 협업하는 예술가의 역할은 무엇인지, 그리고 AI 시대의 문화정책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AI 시대 예술가의 존재 의미와 윤리적 문제이다. 예술의 본질이 창작이라면, AI가 창작을 수행할 수 있는 시대에 예술가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또한 AI가 만들어낸 작품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윤리적 문제와 AI 아트가 기존 예술과 어떤 차이를 가지는지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다.


강의는 정보 습득보다 학습자들이 AI 시대의 문화예술을 스스로 정의하고 방향성을 탐색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교수는 AI와 문화예술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고 있으며, 정답을 찾기보다는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 시대의 문화예술은 기존 개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형태로 발전할 것이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3일 첫 강의는 AI와 문화예술의 관계를 찾아가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첫 발을 내딛는 시간이었다. 앞으로의 강의가 기존의 예술 개념을 확장하고, 문화예술 경영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과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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