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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May 23. 2023

음악은 수학의 조합?

9. 브런치스토리와 떠나는 글 소풍

동해문화원은 2022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공모사업 <동해의 신선 심동로>를 추진했다. 이 프로그램은 동해 해암정을 세운 삼척심 씨 시조 심동로의 삶을 배경으로 만든 실경 뮤지컬이다. 인문학 클래스•뮤지컬 클래스•실경 발표 등 3개 클래스로 진행됐다. 단국대학교 대학원 <박용재 교수>가 극본•조용필 평양공연 연출자 <이종일 감독>이 연출•가톨릭관동대학교 <조성오 교수>가 총감독•서미경 교수가 음악지도•필자가 기획을 담당한 작품이다. 대상은 다문화가족과 대학생, 시민 등 30여 명이었다. 이 작품의 뮤지컬 클래스 진행당시 악보를 보고 계이름을 읽고 배우는 학습을 진행하면서 필자가 기록한 내용을 <글 소풍>에서 공유합니다.


프로젝트에서 강의를 담당한 가톨릭관동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서미경 초빙교수는 <음악은 수학자가 만들었으며 아름다운 음악은 수학의 조합>이라고 했다.


교수는 또 꽤 오래전부터 수학의 핵심 키워드는 음악이었다. <불새>와 <봄의 제전>이라는 독창적인 음악으로 음악계를 완전히 뒤집었던 현대음악의 거장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음악 속에 수학적인 연결고리가 있다고 믿었다. 새로운 음악적 언어를 기존의 음악과 접목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과정은 마치 참신한 법칙을 발견하기 위해 셀 수 없는 모험을 벌이는 수학자들과 비슷했다.

뮤지컬<동해의 신선 심동로> 장면, 사진_조연섭

오페라를 싫어했던 <뉴턴>조차도 따로 음악을 연구했으며, 색상의 스펙트럼을 정의하기 위해서 음계를 사용했다. 수학자 <오일러>는 휴식 시간을 항상 음악과 함께 보냈으며, 음정과 화음에 대한 고민은 <오일러의 수 이론>으로 이어졌다.


물론 세계적인 과학자나 수학자들이 악기 연주를 즐긴다고 해도, 음악과 수학의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음악이 수학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수학적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음악과 수학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다.>라고 했다.

뮤지컬 클래스, 사진_조연섭
강의 서미경 초빙교수, 사진_조연섭
음악은 수학의 조합임을 증명하는 '음악 창조의 영역에서 수세기 동안 계속되어 왔던 수학 사용의 역사에 관해 설명한 입문서'(2023.2월)를 소개합니다.

음악학자이자 기술사학자인 저자 <니키타 브라긴스키>는 음악이라는 영역에서 수학이 어떻게 사용되기 시작했고, 오늘날에는 어디까지 와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는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지를 설명한다. 그러면서 그 수학이라는 과학이 지금은 AI 음악이라는 새로운 장르까지 만들어 내고 있음을 음악사와 기술사의 융합적 관점에서 추적하면서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을 국내에 소개한 번역가 박은지 박사도 <AI 음악의 근원과 역사를 담은 책은 연구의 희소성으로 인해 국내외적으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는데, 책을 읽어 보고 내용의 가치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라고 할 만큼 이 책은 독보적이다. 지금까지 음악 관련 책들이 음악가의 작품 중심으로 고전 음악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방법론을 다루었다면,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AI 음악의 시작과 발전 과정, 미래 가능성을 간결하고 설득력 있게 서술한다는 점에서도 이 책의 가치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책표지, 사진_생각지도

“수학을 품은 음악은 이토록 아름답다!”

음악을 수학과 기술의 융합적 관점에서 바라본 독보적인 책


음악의 기초를 수학적으로 공식화한 최초의 시도는 피타고라스부터 시작된다. 기원전 500년경,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수의 패턴을 발견하고자 했던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피타고라스. 어느 날 그는 우연히 대장간을 지나다가 망치질 소리가 각기 다른 음을 내면서도 조화롭게 들린다고 느낀다. 이후 대장간에서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 본 피타고라스는 망치 무게와 소리가 비례적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당시 ‘만물의 원리가 수’라고 생각하던 피타고라스는 조화로운 음악 소리를 내려면 음에도 수학적 질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현의 길이의 비를 이용해 소리를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한 옥타브는 1:2의 비, 5도음은 2:3의 비일 때 조화로운 소리를 낸다는 수학적 원리를 발견한다. 이것이 오늘날의 음정과 음향학의 출발점이다.       

'수학을 사랑한 음악' 추천의 글

태초부터 인류는 음악을 만들 때마다 수학을 사용해 왔다. 음악과 수학이 함께한 그 길고 흥미진진한 여정을 이렇게 간결하고 친절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이 하나의 책이 있어 피타고라스의 비율부터 알고리즘과 인공지능까지 모두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민은기,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


음악연구가이자 기술사가인 저자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 음악과 기술의 역사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 최근 AI 음악의 등장과 그 역사적 배경 그리고 앞으로의 가능성까지 조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음악을 수학과 기술의 융합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바라본 독보적인 책이라 말할 수 있겠다. (…) AI 음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관해 자세히 논하는 책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소개된 책인데, 이후 이 분야에서의 더 다양한 논의를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이 책이 그러한 여정에 작은 디딤돌이 되었으면 한다.

― 시정곤, 카이스트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및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나는 이봄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동고동락하면서 AI 음악에 관한 뜨거운 관심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꾸준히 이봄 연구를 진행해 오면서 ‘컴퓨터 과학’과 ‘음악 작곡’이라는 서로 다른 두 분야 사이의 큰 괴리감을 느끼기도 했다. 정도의 차이지만 지금도 여전히 어렵고 힘들긴 마찬가지이다. 돌이켜보면 이봄 개발 초기에 나와 같은 AI 전공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음악과 기술을 잇는 관련 양서가 있었다면 훨씬 더 즐겁고 수월하게 연구를 진행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음악과 수학 그리고 인공지능까지 폭넓은 시각으로 쉽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펼치고 있는 이 책 『수학이 사랑한 음악』이 출간되어 매우 반갑고 기쁘다.

― 안창욱, 광주과학기술원 AI대학원 교수, ㈜크리에이티브마인드 대표이사


영화를 좋아한다. 그런데 컴퓨터를 전공했다. 신기하게도 컴퓨터 전공자인 나는 영화 관련 일도 한다. 인간만이 가능하다고 믿어 왔던 예술 분야에도 공학이나 수학적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학이 사랑한 음악』 역시 이를 증명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창의성이 집약된 문학, 영화, 미술, 건축 그리고 음악에 이르기까지 수학적 질서는 미학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AI가 만들어 낸 다양한 문화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이 책은 그중에서 우리가 가장 쉽고 빠르게 접하게 될 AI 음악에 관해 소개한, 읽고 싶어도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주제의 책이다. 평소 음악을 좋아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수학을 좋아하는 이라면, 강력 추천한다.

― 노준용,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끼려면 수학에 대한 깊은 지식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음악과 시끄러운 소음은 누구나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아름다운 음악에는 소음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수학적 비율이 숨겨져 있다. 1:1.618의 황금률부터 피보나치수열까지. 수학은 우주를 설명하는 언어이다. 음악을 듣고 아름다움을 느낄 때 우리는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근원 그리고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우주의 질서를 음악으로 표현한 수학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이런 나의 오랜 우문에 현명한 답을 준 책이다.

― 소태환, 디지털헬스케어 ‘모노랩스’ 대표


음악을 수학자의 머리로 이해하고 즐기는 일은 매우 낯설어 보인다. 하지만 음악과 수학의 동행은 이미 유서 깊은 사실이다. 고대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세상의 섭리가 수와 음계 속의 질서로 표현된다고 믿었던 철학자였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서 주인공이 원주율 파이의 소수점 아래 숫자들을 음계로 치환하여 피아노 연주로 곡을 들려주는 장면이 있다. 이때 원주율을 구성하는 숫자들로부터 만들어진 아름다운 곡은 고대 수학자의 믿음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것을 넘어 짜릿한 즐거움을 준다. 음악과 수학의 동행을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이어지는 시선으로 이야기해 주는 이 책에 그 놀라운 짜릿함이 가득하다.  

― 구범준, 〈세바시〉 대표 PD


음악은 주관적인 예술이다. 박수받아 마땅하다며 추천해 준 음악이 감동적이지 않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음악에 쉬이 마음을 빼앗길 때가 있다. 음악은 취향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AI 음악에 대한 관심과 발전이 계속되면서 개인 맞춤형 음악의 시대가 멀지 않았다. 『수학이 사랑한 음악』은 그 여정을 추적하는 놀라운 책이다. 그런데 왜 수학과 음악이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였을까. 스포일러를 하자면 그것이 개인 맞춤형 음악의 시대가 가능한 이유이다. 수학이 사랑한 음악이라니, 융합의 시대는 인류의 시작 그 어디쯤부터 이미 시작되었다.

―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이사회 의장  

글, 사진_조연섭
출처, 수학이 사랑한 음악, 글_생각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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