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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간의 동반자인가 도전자인가?

2. AI_Note

by 조연섭 Mar 20. 2025

인공지능이 우리 곁에 들어선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 영향력은 이미 삶의 곳곳에 깊이 스며들었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가 기획서와 논문을 돕고, 창작 활동의 보조자로 활용되며, 나아가 개인 맞춤형 컨설팅까지 제공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과연 AI는 단순한 조력자인가?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가?


19일 저녁, 동해시민 AI 연구회 첫 공식 모임과 토론이 열렸다. 이 모임은 AI의 역할과 한계를 연구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장으로 기획되었다. 동해 '꿈마루 도서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이날 모임에는 대학교수, 전직교사, 현직교사, 문화기획자, 소설가, 연구자, 도시재생 청년ㅊ코디네이터, 영상 PD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멘토로 모임을 주관한 황상재 한양대학교 명예교수는' AI가 가져올 변화의 방향성과 활용 방식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이끌었다.

디자인_ 조연섭

•AI, 창작 동반자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AI가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도구라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했다. 단순 반복 작업을 줄이고, 기획서나 보고서를 빠르게 정리하며, 행사 기획이나 정책 수립 과정에서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는 경험담이 이어졌다.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한 참가자는 “과학의 날 행사 이름을 고민하는 데만 몇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 AI에게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하면 단숨에 여섯 가지 이상을 제안해 준다”며 “사소한 고민을 AI에게 맡기면서 인간은 더 중요한 기획과 결정에 집중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창작의 영역에서는 AI의 한계가 여전히 뚜렷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AI가 시를 쓰고,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만, 인간의 감성과 문학적 정서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멘토 교수는 “AI가 생성한 시가 꽤 그럴듯해 보였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일본 '단가'의 패턴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며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문장을 생성하지만, 그 속에 담긴 정서는 결국 학습된 패턴을 조합한 것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AI는 기존 데이터를 학습하고 패턴을 찾아 활용하는 것이지, 스스로의 경험이나 감성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창작 과정에서 인간의 개입은 필연적이며, AI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어도 독립적인 창작은 아직 쉽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AI, 발전 속도와 활용 격차의 문제


AI의 발전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지만, 이에 따른 활용 격차 역시 커지고 있다는 점이 이날 토론의 중요한 화두였다. 특히 지역 간, 세대 간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었다.


한 참가자는 “서울에서는 초등학생들도 AI를 활용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데 익숙해지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아직도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다소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격차는 과거 디지털 리터러시가 보급될 때도 나타났으며, AI 역시 같은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교육 현장에서의 AI 활용 문제도 중요한 논점이었다. 참가자들은 “대학에서는 AI 활용을 장려하는 교수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교수들이 AI를 깊이 이해하지 못한 채 학생들에게 사용을 권장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AI가 생성한 정보를 활용하려면 이를 검증하는 능력이 필수적이지만, 그런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AI 리터러시를 지역사회에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해시를 AI 학습 도시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제안하기도 했다. AI를 단순히 소비하는 기술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연구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AI의 한계, 인간이 극복할 수 있을까?


AI가 전지전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사용 과정에서는 많은 한계가 발견되었다.


이미지 생성 AI를 사용해 본 참가자들은 “한국적인 이미지를 생성해 달라고 요청해도 자꾸 중국풍 이미지가 나온다”며 AI의 데이터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심지어 직접 그림을 그려서 AI에게 참고 이미지로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스타일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경험담도 나왔다.


또한, AI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였다. 한 참가자는 “챗GPT는 최신 정보를 반영하지 못해, 뉴스나 실시간 트렌드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특정 분야에서는 이런 문제 때문에 AI의 활용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AI에게 더 나은 답변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 나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AI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프롬프트(질문)를 정교하게 구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이 결국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AI는 인간을 대체할 것인가, 함께 발전할 것인가?


토론의 마지막은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협력 관계를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한 참가자는 “AI가 전문가 수준의 컨설팅을 제공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창업, 연구, 예술 창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또 다른 참가자는 “AI가 발전해도 결국 인간의 창의력과 통찰력을 대체할 수는 없다”며,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이 결국 더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날의 토론은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인가, 보완할 것인가라는 오래된 논쟁으로 귀결되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AI는 이미 우리의 삶 속 깊이 들어와 있으며,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결국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점이었다.


시민 AI 연구모임, AI와 인간의 공존을 고민하다


이날의 토론은 기술적 논의보다 AI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까지 확장되었다.


참가자들은 앞으로도 2주 1회 정기적으로 모여 AI와 인간의 관계, AI 활용법, AI와 윤리 문제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또한, 연구 결과를 모아 AI 활용 사례집을 제작하고, 이를 지역 사회와 공유하고 동해시 최초 AI 활용 '웹진_AI 동해' 발행 방안도 논의되었다.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 사고방식을 반영하는 거울일지도 모릅니다.”

황상재 교수의 말처럼, 우리는 AI를 통해 결국 자신에 대해 더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이날의 대화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동해 시민 AI 연구모임은 앞으로도 AI와 인간의 공존을 고민하며, 시민과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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