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연섭 May 25. 2023

동해학東海學의 과제와 방향!

동해학아카데미 문화학당_둘

 동해학의 과제와 방향     

                                   

동해학(東海學, Dong-Hae Studies)은 이른바 ‘동해바다’에 대한 학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동해시의 지리나 역사, 문화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개념이다. 지역학은 지역이라는 지표면의 일정 공간을 토대로 역사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 더 나은 삶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유무형의 자취들, 문화를 종합적으로 분석‧고찰하여 지역을 더 나은 삶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기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곧 인간중심의 가치들을 찾고 그를 통해 더 나은 삶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실천학문이라고 하겠다. 학문적 범주를 설정하면 인문학, 사회과학, 지역과학의 학제적 연구를 통하여 지역의 특징과 정체감을 찾아내는 학문이다.


동해학의 경우 그것의 속성은 장소성, 특수성, 관계성, 정체성, 다양성을 지니는바, 역사적으로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하거나, 문화적 공통의 정체성을 기준으로 한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모든 연구를 통해 지역의 과거와 미래를 분석하며, 지역의 미래방향을 제시해 주는 학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지역문화진흥법(2014.1)에 의하면 지역문화란 지방자체 단체 행정구역 또는 공통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을 이루고 있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유산, 문화예술, 생활문화, 문화산업 및 이와 관련된 유무형의 문화적 활동을 일컫는다. 이를 바탕으로 한 지역학 연구범위와 대상은 지역문화의 고유한 원형연구와 생활문화를 고찰하고 주민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지역주민의 현재의 삶과 삶의 질이 향상된 이상적인 모습까지 포함하고 있다.


지역학은 일차적 대상은 지역이지만, 세계화 과정 속에서 주변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과정이나 환경과 관계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즉 지역학은 지역에 이루어진 삶의 총체성으로 통합학문의 성격을 갖고 있다. “모든 것이 모든 다른 것들과 얽혀 있다”는 현상에 대한 체계적 사고의 인식을 기초로 하는 통합과학의 이념이 삶의 총체성이라는 문제의식과 궤를 같이한다.


따라서 지역학은 지역적 특성과 지역 사람들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다른 지역 및 국가와 구별되는 독자적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이며, 동시에 지역사람들의 삶의 향상과 이를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학문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지역학은 지역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와 이를 기초로 한 지역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함을 목적으로 하는 실천적 학문이라 할 수 있다.

동해문화원, 동해학_2018
지역학 필요성, 지역 문제 주체적으로!


지역학의 필요성을 몇 가지로 펼쳐보면, 우선 첫째는 지역을 구성하는 사람, 공간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에 대한 지식은 리더십에 대한 당위성을 제공한다. 둘째는 지역주민들의 자기 정체성을 정립하고 자긍심을 함양시켜 지역발전 동력 및 구심점 형성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지역 전통문화의 새로운 발견과 위상정립의 절대적 요인이 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지역공동체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셋째,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앙집중방식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지역의 문제를 지역이 주체가 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 넷째, 지역자원 개발 및 재인식이다. 지역현안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지역의 흡인력을 높여 지역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 (유영심, 강원학연구 활성화를 위한 체계정립방안, 강원발전연구원, 2016)


결국 지역학의 사명은 <지역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지역문화의 특수성과 정체성을 체계화하고, 공동 유대와 사회적 상호작용의 지역공동체를 이루어 지역을 보다 나은 삶의 공간으로 만드는 데 있다>고 하겠다.   


우리나라 지역학은 지역분석에 주된 관심을 갖는 입장으로, 경제, 지리, 공간 등 학문적으로 다학제, 통합적 성격이 강하고 분석위주 경향을 띠고 있는데, 이러한 입장에서 본다면 지역학은 “지역 및 공간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수행하는 학제적(interdisciplinary) 학문으로 정의하고 있다. 지역학이 분석적, 경험적, 정책적 함의를 포함하여 앞으로 추구해야 할 주제들을 보면 ① 형태와 이질성 ② 환경적 주제 ③ 세계의 도시화 ④ 행복 ⑤ 주택과 토지이용 ⑥ 대도시 분류 ⑦ 근린의 변화 ⑧ 네트워크 ⑨ 대도시 외 생활 ⑩ 재난 이후 성장과 발전 ⑪ 지역의 창조성 ⑫ 지역의 쇠퇴 ⑬ 지역특화 ⑭ 자원불평등 등이다. 이러한 주제는 서양의 지역학에서 최근 추구하는 주제이나, 한국의 지역학계도 관심을 갖고 있다.


과거의 지역학 주제를 넘어서 지역학이 다룰 수 있는 주제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고 하겠다. 즉 지역학이 추구해 온 이론과 방법론을 지역 현실문제에 적용하여 해결하는데 좀 더 앞장서서 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음으로 지역학이라는 내용 속에 응용, 분석, 또는 정책적 성격과 관련한 학문적 관심과 함께 지역 내에 소재하고 있는 자생적 단체 또는 관심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인문‧생활‧사회적 관심에서 지역이 가진 유‧무형의 자원을 보존, 발굴, 재해석함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유산을 미래에 물려줄 것을 주된 관심 영역으로 보는 입장이다. 이러한 입장은 지역학을 ”지역에 대한 역사, 문화, 정치, 경제, 사회, 지리, 환경, 생활 등 모든 분야를 연계하며 지역주민들의 지역의식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나아가 해당 지역의 발전과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로 보고 있다.


지역정체성 연구에서 이미 서울, 부산, 인천, 제주, 강원 등 지역의 이름을 사용하여 ‘학’이라는 이름으로 정립하고 지역에 대한 정체성을 연구해나가고 있다. 예를 들면 지역학으로서 울산학연구는 ”내 고장을 제대로 알고자 하는 취지에서 지역의 역사와 인물, 지리, 사회, 경제, 문화에 대해 인문‧사회학적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울산의 뿌리를 찾고 미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근본취지라는 점이다.


제주학의 경우 인문학분야, 사회과학분야, 자연과학분야로 나누어서 인문학은 제주문화사연구, 제주해양문화연구, 제주설화연구, 제주목축문화연구, 제주마을조사연구, 제주생활사연구가 있고 사회과학분야는 제주인의 정체성연구, 제주개발사연구, 제주이주민연구, 제주가족‧여성연구, 제주장수‧복지연구, 제주산업사연구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자연과학분야는 제주환경‧기후‧해양연구, 제주한라산연구, 제주지질연구, 제주건축 및 도시연구, 제주 수자원연구 등이다.


서울학의 경우 그 대상과 유형을 보면 기초연구(역사개설, 방법론, 사료 및 자료), 서울과 공간(도시계획과 재개발, 도시건축 건축물, 주거지 및 도시구역), 서울과 정치(도시와 국가, 지역정치, 도시행정 및 정책), 서울과 사회(사회집단, 사회문제, 일상생활, 인구문제, 교통과 통신), 서울과 경제(공업 및 경제활동, 상업 및 무역, 노동조건 및 조합), 도시문화와 표상(문화 및 문화설비, 교육, 도시이미지 및 정체성, 종교 및 사상) 등으로 분류하기도 하였다. 분야별 서울학역사학(한국사), 도시계획‧도시공학, 건축학‧조경(경관) 학, 국문학, 국어학, 사회학, 음악‧미술, 민속학(인류학), 지리학, 도시행정학, 경제학 등으로 주요 내용을 삼았다.  


또한 지역학의 범위, 연구대상을 설정하면, 시간적 범위, 공간적 범위, 연구주체 상정에 따른 범위, 주제별 범위로 나눌 수 있는데, 주제별 범위를 구체적으로 논하면 거시적으로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셋으로 나눌 수 있고, 미시적으로 고고, 지질, 지리, 생태환경, 동식물, 역사, 언어, 민속, 사회, 산업(경제), 관광, 문학, 예술, 교육, 건축 등이 있다.


일본의 예를 들면 야마가타학야마가타 현의 평생학습일환으로 ‘창조기획회의’를 통해, 현민 한 명 한 명이 널리 야마가타 현에 대해 배우고, 현민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여 풍요로운 지역조성에 활용하기 위한 평생학습의 주제 영역을 설정하였다. 과학 혹은 학문으로서 ‘야마가타학’이다. 지역민을 대상으로 하여 기존 학문분야연구 성과를 토대로 이들을 지역연구로 종합화하고, 더욱 심화시키려는 것으로 과학적이고 유기적인 통일성과 체계를 지향하는 것이다. 지역활동으로서 현에 사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정체성과 지역조성의 동기부여의 계기’로서의 의의를 지니는 운동 혹은 활동이다. 야마가타학의 1단계 목표는 지역을 아는 것, 2단계 목표는 지역을 인정하는 것으로 정체성 확립촉진, 3단계는 지역을 창조하는 것으로 지역학 학습에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배양된 자질과 능력, 지식 등을 지역활성화 및 지역조성에 활용해 나가는 것이다. 강원도의 경우 2003년에 출범한 강원연구원 강원학연구센터를 비롯하여 자치단체로서 2019년 춘천문화원 부설 춘천학연구소 등이 설립되어 있다. 동해학의 경우 동해문화원 내부에 2021년 동해학기록센터를 설립하고 이미 자료집 동해학은 출판했으며 2023년 현재 동해학 아카데미를 3년 차 추진 중이다. 원주학, 강릉학, 삼척학, 속초학에 대한 연구와 강좌, 다양한 활동이 추진되고 있다.


전문가 참여 연구, 지역민 지역학 학습, 활용


지역학으로 동해학의 과제와 전망을 본다면 첫째, 지역연구로서의 지역학이다. 대학 등의 연구자의 조사연구에 따라 지역학을 구축하는 것이다. 지역의 향토역사 연구활동, 대학교육의 일환으로 학생 연구활동, 전문가로서 연구활동을 하는 것이다. 둘째, 지역학습으로서 지역학이다. 행정, 대학, 문화원, 향교, 시민단체 등이 분야별 강좌를 개설하고 지역민이 학습을 통해 지역이해를 추진하는 것이다. 지역학습을 위해 평생학습관, 문화원, 대학교육과목 수강으로 지역에 관한 공개강좌 등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번에 개설된 동해문화학당은 그런 측면에서 지역학 이해와 지역발전의 뜻깊은 발걸음이라고 할 것이다. 셋째, 활동운동으로서 지역학이다. 학습 등을 기초로 지역주민과 관련단체들이 상호 연계를 강화하고 행복한 지역 만들기에 주민, 단체 등이 참여하는 것이다. 지역 만들기의 공개강좌, 이벤트 개최, 도서관 시설 개방, 전문분야(지역학) 연구제공, 학생으로서 연구자(세미나)의 단위로 조사연구 활동과 지역 만들기 활동 등에 참가하는 것이다.  

동해학, 핵심연구센터 설립 필요
동해문화원, 동해학기록센터 ci, 동해문화원

지역학 연구가 역사적 정체성을 통해 현재를 재조명하고 미래발전을 위한 토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역자체단체의 강한 의지와 함께 안정적 제도적 기반하여 연구가 지속되어야 한다. 지속적인 동해학연구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첫째, 핵심연구센터 설립을 통해 관련기관과 성과물을 유기적으로 엮어 상호 협조체계를 끌어내는 관리조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연구기관 간 네트워크를 통해 연구유통 및 성과공유를 위한 정보네트워크 형성이 요구된다. 셋째는 지속적, 안정적 연구진행을 위해 행‧재정 등 제도적 지원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마지막 넷째는 실천적 학문으로서 대중화를 추구해야 한다. 지역밀착형 참여시스템 및 프로그램 제작추진, 교육프로그램을 대중영역 확대, 교육자료 개발과 시민교육이 필요하다. 평생교육 등을 통해 동해학을 사회적 관계 속에서 지역에 확산시키고, 다각적 시책을 수립해야 한다. 연구결과물이 정책과 연구자들의 기초자료로 활용되도록 유도하고, 지역전략산업과 문화를 결합 발전시켜 이를 ‘문화브랜딩화’하는 산업의 경쟁력 구축 기반화하고 다양한 지역콘텐츠 발굴의 소재원천으로 활용되는 시스템 구축이 되어야 하겠다.

동해학아카데미, 문화학당_ 사진_동해문화원 DB

지역학은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주체성을 살린 새로운 지역 만들기를 실천추진하는 데 있으며 지역의 계속적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활동 촉진(학회, 세미나 포함), 연구발표 교류포럼, 심포지엄 개최, 지역정보 수집 제공이나 교류, 연구협력을 주요 사업으로 해나갈 수 있다.


동해학의 전망을 해본다면, 지역학연구 중심연구체로서 동해학연구센터를 설립하여 기획과 네트워크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겠다. 산하에 아카이브센터는 연구와 보급의 기초자료구축, 대중화센터는 지역학대회, 지역학아카데미 시행, 지역의 자연과 문화, 특색 안내서 보급 등을 진행하고, 편찬센터는 지역통사 및 지역문화대사전 편찬과 인터넷 탑재, 정책센터는 지역자치단체의 정책사업 추진 등이 가능할 것이다.

참고문헌_동해학 아카데미, 동해학의 과제와 방향_장정룡, 기획 동해문화원


매거진의 이전글 아니 되옵니다, 소통의 시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