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 ‘사회적 건강’의 시작?

38. 퇴근길 맨발편지

by 조연섭

요즘 맨발 걷기에 푹 빠져있어요. 장소는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흐르는 동해 지역 해변들이죠. 어제는 모처럼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심일종 박사가 전화가 왔더라고요. 이유는 필자가 걷고 기록한 SNS 자료를 보고 서울에서 여쭤보는 분이 계셨다며, 바쁜데도 시민 건강을 위해 좋은 일 하신다고 연락했답니다.


네 그렇습니다. 특히 5월의 봄은 더 아름답죠. 자료와 후기가 넘칩니다. 매일 걷기에 잠시 휴식시간은 영상 틱톡 생중계, 유튜브 숏폼도 사진도 찍고 하니까요. 미역 건지는 어르신, 멍 때리는 젊은 연인들, 물장구치는 어린아이들과 펼쳐지는 쉽게 만나기 힘든 해변의 아름다운 현장이라 같이 공유하고 싶어서죠.


일출, 노을, 여명이 최고인 어달 해변의 보드라운 모래와 발 디딜 때마다 느껴지는 그 포근함은 영혼을 맑게 해 주죠. 추암 촛대바아래 고운 해변을 걸을 땐 파도 소리가 그렇게 싱그럽더라고요. 망상 명사십리 해변의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을 걷다 보면 세상 시름이 다 사라지는 기분이고, 한섬 해변길은 또 얼마나 아늑하고 조용한지 몰라요. 매일 이 길들을 제 발로 느끼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또 얼마나 큰 위로를 받는지 모릅니다.


오늘은 우연히 평소 존경하는 맨발 걷기 운동본부 박동창 회장님의 유튜브 채널에서 라진훈(남, 91) 의학박사님의 치유사례 영상을 봤는데, 이야... 정말이지 제 마음을 그대로 읽는 것 같더라고요. 라 박사는 ”이 세상에서 진짜 공짜는 맨발 걷기다 “라고 하셨습니다. 박사님 옆에 박동창 회장님도 끄덕끄덕 하시면서 듣고 계시는데, 그 모습 보면서 '아, 역시 느끼는 건 다 똑같구나' 싶었습니다.


라 박사님 말씀이 그냥 발바닥 자극해서 혈액순환 잘 된다, 이런 뻔한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땅 하고 우리 몸하고 연결되는 그 '느낌'을 얼마나 중요하게 말씀하시던지. 마치 오래된 친구가 옆에서 '야, 그게 진짜배기다!' 하고 콕 짚어주는 기분이랄까요?


연령대별 건강 목표 말씀도 참 와닿았습니다. 젊을 땐 젊음답게 뛰어놀고, 나이 들어서는 건강 잘 챙겨 주변에 폐 안 끼치고... 그 모든 과정에 맨발 걷기가 얼마나 좋은 역할을 하는지, 박사님 설명을 들으니까 더 확신이 들더라고요.


필자가 어달 해변 걷다가 문득 발밑에 조개껍데기라도 밟으면 '아야!' 하면서도, 그 순간 '아, 이게 진짜 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망상 해변의 뜨거운 모래를 밟을 때면 온몸에 에너지가 쫙 퍼지는 것 같고. 라 박사님 말씀처럼, 불편함 속에서도 자연의 진짜 모습을 느끼는 게 중요한 건가 봐요.


그리고 '사회적 건강' 말씀도 기억에 남습니다. 혼자 씩씩거리고 건강하면 다가 아니라는 거죠.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 맺고, 함께 웃고, 서로 도와가면서 사는 게 진짜 건강한 삶이라고. 생각해 보니 제가 이 동해안 길을 맨발로 걸으면서 만나는 동네 분들이나, 다른 걷기 동호회 분 들하고 인사 나누고 소소한 이야기 나누는 것도 다 '사회적 건강'을 챙기는 방법이었구나 싶더라고요.


라 박사님 치유 사례 말씀도 정말 놀라웠습니다. 단순히 좋아졌다는 피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어떻게 땅과의 연결이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니까 더 믿음이 갔어요. 마치 오랫동안 앓던 병이 나은 사람의 생생한 간증을 듣는 기분이랄까요?


455일 동안 맨발로 해변을 걸으면서 나 역시 참 많이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늘 피곤하고 소화도 잘 안 됐는데, 요즘은 아침에 눈도 번쩍 뜨이고 밥맛도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무엇보다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출 퇴근길 파도 소리 들으면서, 바닷바람 냄새 맡으면서 걷다 보면 세상 걱정이 다 사라지는 기분이거든요.


라 박사님 말씀처럼, 결국 잘 먹고, 마음 편하게 쓰고, 좋은 습관 꾸준히 이어가는 게 건강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이 동해안 맨발 걷기가 그 좋은 습관 중 하나가 된 거죠. 앞으로도 저는 이 길을 계속 걸을 겁니다.


어달의 파도, 추암의 바위, 망상의 모래, 한섬의 포근함... 이 모든 자연이 저에게 주는 치유의 힘을 믿으면서 말이죠. 이 글을 보시는 독자분들도, 신발 벗고 이 아름다운 대자연과 함께 맨발로 걸어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어달해변, 사진_ 조연섭 DB
출처_ 박동창 회장 유튜브, 라진훈 박사 인터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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