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일자’로 걸어야 하는 이유?

39. 퇴근길 맨발편지

by 조연섭

“맨발 걷기, 왜 ‘일자’로 걸어야 효과가 있을까?”

발끝 5도, 몸의 중심이 바뀌다


“선생님, 근데 꼭 일자로 걸어야 해요? 그냥 편한 대로 걷는 게 더 자연스럽지 않나요?”


이 질문은 오늘 아침, 추암해변 맨발 걷기 모임에 처음 나온 50대 후반의 한 참가자가 한 말이다.
그는 신발을 벗고 조심스레 해변 위에 발을 올리면서도 어딘가 쑥스러워 보였다.
맨발로 걷는 것까진 하겠는데, 발끝까지 맞춰야 한다니 너무 어렵다”라고 했다.

나는 잠시 모래를 손에 쥐었다.
그분의 발을 보니, 두 발끝이 약 20도쯤 바깥쪽으로 벌어져 있었다.
우리가 습관처럼 걷는 이 ‘벌어진 자세’는 사실, 우리 몸을 조금씩 비틀고 있는 잘못된 신호다.


“발끝 정렬, 단순한 미용이 아닙니다”

실제로 세계적인 생체역학자 케이티 보우먼(Katy Bowman)은 “발의 정렬은 척추의 정렬로 이어진다”라고 말한다.
발끝이 바깥으로 벌어지면, 고관절이 외회전 되고, 무릎이 틀어지고, 결국 허리와 어깨까지 영향을 미친다. 일자 걷기는 몸 전체의 ‘구조적 정렬’을 회복시키는 시작점이다.

또한, 2020년 영국 브라이턴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일자 걷기를 실천한 참가자들이 골반 비대칭, 요통 빈도, 발목 회전율이 현저히 개선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일자 걷기'는 단순한 자세 교정이 아니라, 몸의 밸런스를 되돌리는 ‘움직임의 리셋’인 셈이다.

“그럼 어떻게 일자로 걸어요?”

그날 모래밭에서 나는 아주 간단하게 말했다.

“바닥에 한 줄 그었다고 생각하고, 발뒤꿈치부터 그 선을 따라 한 걸음씩 내디뎌보세요.

발끝은 정면, 몸도 자연스레 정렬됩니다.”


참가자분은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더니, 어느 순간 멈춰서 웃었다.
“어? 골반이 훨씬 덜 흔들리네요?”
바로 그거다.


"작은 정렬 하나가 몸 전체를 바꿉니다"

우리는 늘, 너무 복잡한 해결책을 원한다.
허리가 아프면 허리 운동, 어깨가 아프면 어깨 마사지.
그런데 정작 문제는 ‘걸음’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퇴근길에 해변을 걷고, 발끝을 정면으로 맞추고, 한 걸음씩 일자로 걷는 것.
이 단순한 습관이 척추를 바로 세우고, 골반을 균형 있게 만들고,
내일의 피로를 덜어낸다.


당신의 발끝이 가리키는 방향이, 당신의 몸이 회복해 가는 방향입니다.
오늘 하루도, 일자로 잘 걸으셨나요?


출근길을 퇴근길 같이 넉넉하게 걷습니다.

퇴근길 맨발편지 조연섭 드림

동해 추암 맨발 걷기, 조연섭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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