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 우리에게 어린이날이 묻는다!

37. 퇴근길 맨발걷기

by 조연섭

퇴근길 맨발 걷기 453일째다. 오늘은 추암해변을 걸으면서 틱톡 라이브로 동해 일출을 기다리는 여명도 방송하고 퇴근길 같이 즐겁게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은 어린이날, 오후 있을 동요콘서트 준비를 위해 사무실에 들러 어린이날 주제의 맨발편지를 쓴다.


어린이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놀이터에서 울려 퍼지던 웃음소리가 떠오른다. 풍선과 솜사탕, 땀에 젖은 이마와 튀는 웃음들. 그러나 오늘날의 어린이날은 조금 다르다. 키만 한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현실보다는 화면 속 세계에 머무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눈빛에는 기쁨보다는 걱정이 먼저 담긴다.


100년 전 소파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라며 어린이날을 제정한 이유는 분명했다. 아이들을 ‘작은 어른’이 아니라, 권리와 존엄을 가진 존재로 인정하자는 외침이었다. 지금 우리는 그 초심을 얼마나 지키고 있을까?


요즘, 지역문화 현장에서 마주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상징적이다. 부모 손에 이끌려 행사장이나 축제에 오지만, 관심은 금세 스마트기기로 옮겨간다. 예술 체험보다 유튜브 시청이 더 익숙한 세대. 그러나 그 속에서도 반짝이는 순간들이 있다. 전통 놀이를 처음 접한 아이가 “이게 더 재밌어요! “라고 말할 때, 아버지와 손잡고 그림책을 읽는 순간, 그 작은 장면이 큰 울림으로 남는다.


어린이날은 단지 선물이나 놀이의 날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어떤 어른으로 살아야 할까’를 되돌아보게 하는 날이다. 아이들에게 건넬 가장 큰 선물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올해 어린이날, 나는 나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내 안의 어린이를 잘 돌보고 있는가?” 어른이 된 우리는, 어린이날에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그 답은 아이들과 함께 걷는 오늘, 우리의 ‘느린 발걸음’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

추암 맨발 걷기, 사진_ 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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