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물 생산, 왜 필요한가?

11. 지역문화자원 아카이브 구축 매뉴얼

by 조연섭
1. 지역민 역사와 삶을 담는 아카이브 기획

1) 기존 아카이브 관련 개론서나 매뉴얼에서는 기록물 생산에 관한 부분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아카이브는 이미 생산된, 또는 방치된 기록물을 찾아 수집하고 정리하며 보관하는 것이 주된 역할에 충실할 따름이다. 국가기록원이나 광역시, 도 단위 기록원들도 이후의 단계 역할에 충실할 따름이다. 우선 눈에 보이는 기록물이 많고 그 기록물을 정리하는 것만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기록물의 생산에는 그리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2) 그러나 기초지차체 단위로 내려오면 상황이 다르다. 아카이브 기관 본연의 역할이 지역 사회의 역사와 삶의 모습을 되돌아보기 위한 원천 자료를 제공하는 일이지만 새로 설립된 아카이브 기관은 그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기록물을 충분히 소장하고 있지 못하다. 이는 기록물의 생산에도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 아카이브 주제를 보완하는 기록물 생산

1) 아카이브의 주된 역할은 수집, 장리, 보관, 활용이다. 그러나 대개의 아카이브 작업 수행이 어느 한 주제를 설정하여도 그에 맞는 기록물을 채워 넣은 형태라고 할 때, 주제에 맞는 기록물을 배열해 놓았을 때 많은 빈자리가 보이기 마련이다. 이때 아카이브 담당 기관은 기록물을 직접 만들어 빈 곳을 채워 넣기도 해야 한다. 그럴 때 처음 설정한 아카이브 주제가 더욱 풍성하게 된다.


2) 가령 지역의 '불교문화'를 주제로 아카이빙을 기획한다고 했을 때 지역문화원 소장자료, 수집 자료만 가지고는 지역 불교문화의 전체를 보여주기 어렵다. 아카이브 연구원이 직접 현장에 가서 사찰 경내를 사진으로 촬영하는 것부터 시작해 관계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내용을 검증하여 녹취록을 만드는 일련의 기록물 생산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생산 기록물이 보완되었을 때 원래 기획했던 주제에 걸맞은 기록물 컬렉션을 갖출 수 있게 되고 완성된 스토리 라인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3. 지역민 일상 아카이브 기록물 생산

1) 현재 지역민의 삶의 모습을 후세에 알려주는 것도 지역 아카이브 기관이 맡아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가령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 사회의 거리 풍경이 달라지고 시민 라이프 스타일이 변하고, 지역 경제가 침체하며, 교육의 불안정성과 시민 사회의 불안과 동요가 커졌다고 할 때 아카이브 담당기관은 그 변화들을 담은 사진과 구술기록을 생산해서 보존해야 한다. 갑자기 닥쳐온 혼돈의 시기에 대하여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아카이브 담당 기관이 깨어 있어서 기록 생산자의 임무를 수행해야만 한다.


2) 일제강점과 해방, 분단과 한국전쟁, 군부독재와 민주화 운동, 산업화와 IMF 외환위기 등 지난 70년간 한국사회는 너무나도 큰 변화를 겪었다. 지금 우리 사회의 고령층은 그러한 지난날의 기억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문자나 사진, 영상 등 기록으로 남긴 것이 거의 없다. 하지만 지역의 역사는 이들의 개인적 경험과 기억의 힘을 빌려야만 훨씬 자세하고 정확하게 되살려낼 수 있다. 지역 아카이브 담당 기관은 소멸 위기에 있는 평범한 시민들의 이야기와 기억을 수집하여 기록물로 재생해야 한다.

참고문헌_지역문화자원 아카이브 구축 매뉴얼(한국문화원연합회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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