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만학일기

국경 넘은 ‘흥’, 한국 뮤지컬이 바꾼 한 사람의 삶!

68. 만학일기

by 조연섭

“한국 뮤지컬은 무대 위의 열정과 에너지가 국경과 언어를 넘어, 사람의 삶을 바꾼다.”


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창조대학원 문화예술경영 전공의 대학원생 ‘마에다 타즈코’. 일본에서 온 그녀의 이야기는 ‘감동의 순례’다. 브로드웨이 뮤지컬도 보고, 도쿄에서도 공연을 즐길 수 있지만 그녀는 굳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유는 명확하다. “무대 위의 한국 배우들은 연기가 아니라, 삶을 살아내고 있었다.”라고 한다.


그녀는 한국 뮤지컬에서 ‘에너지’를 느낀다고 말한다. 웨스트엔드의 정교함이나 브로드웨이의 세련됨과는 다른, 가슴속에서 터져 나오는 ‘흥’과 ‘열정’이 있다는 것이다. 그 감정의 진폭이 관객의 가슴을 흔들고,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무너뜨린다.


이 에너지는 단지 쇼 비즈니스의 차원을 넘는다. 그것은 K-컬처의 중심에서 살아 숨 쉬는 ‘공감의 예술’이며, 외국인에게도‘우리 것’으로 다가서는 힘이다. “나는 한국어를 잘 못하지만, 배우들의 눈빛과 숨소리, 땀이 다 이야기해 줬다”는 그녀의 말처럼, 한국 뮤지컬은 ‘이해’보다 ‘체험’의 예술이다.


마에다 다즈코는 처음 한국 뮤지컬을 접한 2012년 겨울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이후로 60편이 넘는 작품을 보았고, 지금도 한국을 찾는다. 연극이 끝나면 뒷자리에서 조용히 손뼉 치던 일본 소녀는 어느새 우리와 함께 연구하고, 고민하고, 논문을 쓰는 동료가 되었다.


그녀의 존재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왜 한국 뮤지컬은 사람을 이렇게까지 움직일 수 있을까? 왜 그녀는 국경을 넘는가?


그것은 바로 한국 뮤지컬이 ‘사람’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대 위의 서사와 감정이 허구가 아닌 ‘삶’ 임을 알고 있다. 그 삶을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 마에다 타즈코는 그 산증인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금 K-컬처의 본질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한류’라는 이름의 수출 콘텐츠가 아니라, 지구촌 어디에 있든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예술의 힘이다. 뮤지컬 하나가 국경을 넘고, 문화의 벽을 깨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이처럼 ‘흥’은 한국적인 동시에 보편적이다. 그리고 마에다 타즈코는 그 흥의 힘을 믿는 이방인이자, 동행자다.


그녀의 박수 소리는, 단지 관람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의 시작이었다.

디자인_ 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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