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에서 피운 문화기획자의 삶!

1. 문화기획자의 동해 실험실

by 조연섭

문화기획자의 현장, 실패와 성장의 기록

문화기획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30년이 흘렀다. 국제행사, 도권행사, 지역행사, 그 현장마다 나는 기획자이자 연출가, 때로는 MC로 무대와 관객 사이를 오갔다. 축제의 환희와 좌절, 성공의 환호와 실패의 고통이 교차하는 시간 속에서, 내가 붙잡은 것은 단 하나, 내가 원하는 세상을 문화로 만들어내는 힘이었다.


이 길은 언제나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남들이 다 해본 길은 내키지 않았다. 유행을 좇기보다, 동해라는 지역만이 가진 자원과 이야기를 찾아내고, 그것을 무대 위에 올리는 일이 내게는 더 큰 의미였다. 복제 불가능한 지역성, 이것이 내가 기획자로서 지켜온 첫 번째 원칙이다. 남들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오직 이곳에서만 가능한 콘텐츠. 그 힘이야말로 지역의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믿었다.


두 번째 원칙은 어려운 일에 기꺼이 도전하는 자세다. 새로운 시도는 늘 불확실함을 동반한다. 하지만 그 불확실함 속에서 나는 성장했고, 때로는 실패를 통해 더 단단해졌다.

논골담길, 동해천년학축제, 세계최대매화병풍벽화 도전, 대한민국직장인밴드 동해콘서트, GTI 국제무역 투자박람회, 평창동계올림픽 이색성화봉송, 동해무릉제, 송정막걸리축제 등, 처음엔 불가능해 보였던 프로젝트들이 결국 현장과 사람, 그리고 나 자신을 믿으며 한 걸음씩 나아간 결과였다.


특히 묵호 논골담길의 경우, 어느 날 새벽 외주로 돌리며 기획자인 나와 작가들이 젠트리피케이션의 파도를 맞았다. 대한민국직장인밴드 동해콘서트는 잘 나가던 행사였지만, 4년 차에 누군가의 권력에 의해 갑자기 사라졌다. 사람이 멈춘 마을에 막걸리축제를 개최했지만, 다음 해엔 바로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났다. 이처럼 현장의 수많은 사례들은 나에게 고통과 좌절, 그리고 깊은 고민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들은 오히려 내게 소중한 공부와 성찰의 기회를 주었다. 실패와 상실의 순간마다, 나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현상으로 바라보는 눈을 키웠다. 고통은 결국 미래를 위한 투자의 시간이었다. 현장에서의 좌절과 아픔이 내 시야를 넓혀주었고, 문화기획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사회와 지역, 그리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임을 체감하게 했다.


세 번째 원칙은 지역학의 힘이다. 지역의 역사와 전통, 인물과 공간을 깊이 들여다보고 고증하는 일.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의 뿌리에서부터 이야기를 찾아내고, 그 이야기를 오늘의 무대 위에 올리는 작업. 그래서 내 기획은 언제나 기록과 아카이빙, 구술사와 같은 작업과 함께했다.


네 번째는 공격적인 홍보와 마케팅이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나는 늘 새로운 홍보 방식을 고민했고, 지역민과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마케팅을 시도했다. 현장감 있는 영상, SNS, 지역 언론, 입소문까지, 모든 수단을 활용해 내 프로젝트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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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U]대학원 문화예술경영 전공, 활동분야_ 문화기획, 연출, 감독,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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