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만학일기

작은 일이 문화를, 꾸준함이 가치를!

73. 만학일기

by 조연섭

작은 일이 문화를 만들고, 꾸준함이 가치를 만든다... 지역문화 기획의 진짜 힘!


이선철 감자꽃스튜디오 대표가 '동해학 아카데미'에서 지역문화 주제의 강의 중 남긴 말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여 년간 그는 폐교된 시골 학교를 지역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로 엮어 새로운 문화공간을 일군 실천가다.

동해학 아카데미 강의 중인 이선철 대표, 사진_ 조연섭

문화기획자라면 공감할 것이다. 대단한 자본이나 거창한 이슈 없이도, 작은 일이 쌓이면 어느새 사람을 모으고, 공간을 바꾸고, 삶의 질서를 변화시킨다. 처음에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한 소소한 전시였을 수도 있고, 버려진 마당을 정리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작은 일’이 반복되면 익숙함이 되고, 익숙함은 공동체의 정서가 되며, 어느덧 그곳만의 고유한 문화로 자리 잡는다.


문화가 돈이 된다는 말은, 자본주의적 수익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삶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가 누군가에게는 경험이 되고, 배움이 되며, 다른 누군가에게는 ‘여기서 살아보고 싶다’는 귀촌의 동기가 되기도 한다. 지역문화가 단지 예술의 소비공간이 아닌, 자립의 기반이자 삶의 전략이 되는 순간이다.


결국 문화기획자에게 진짜 중요한 것은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루틴’이다. 이 대표가 폐교를 문화로 재생한 ‘감자꽃스튜디오’에서 시작한 실험들은 평범한 일상을 문화로 전환한 사례로 손꼽힌다. 감자밭, 마을주민의 삶, 오래된 교실 하나. 이 평범한 세 가지 요소가 모여 이제는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문화공간이 되었다.


지역문화는 결코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다. 있는 것을 다시 보게 하고, 작고 평범한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문제는 그것을 얼마나 꾸준히, 깊이 있게 해석하고 실천할 수 있느냐에 있다. 오늘의 작은 발걸음이, 내일의 문화가 되고, 그 문화는 결국 사람과 돈, 그리고 새로운 미래를 부른다.


출근길 맨발 걷기 501일 차 진행 중이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작은 일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계속하자. 언젠가 그것이 지역의 이름이 되고, 시대를 관통하는 문화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문화는,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가능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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