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만학일기

일본인 만학도가 객석에서 찾은 'K-뮤지컬'의 심장?

75. 만학일기

by 조연섭

한국뮤지컬에 감동, 경희사이버대학교 대학원 문화예술경영 전공 '마에다 타즈코'


한국뮤지컬의 살아있는 역동성에 감동해 경희사이버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경영을 전공하고 있는 원우 선배 “마에다 타즈코”와 K-뮤지컬을 다시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마에다 타즈코, 디자인_ 조연섭

폭염이 끝을 달리던 지난 9일, 늘 따뜻한 선배에게 최근 일본 뮤지컬계의 동향을 질문했다. 함께 공부하는 소중한 학문적 동지이자 문화영토 확장을 위해 현지 리포터 약속한 선배였다. 선배의 시선이 궁금했다. 답변은 예상보다 훨씬 강렬했다.


“일본의 뮤지컬 팬들은 EMK의 영화 '엘리자벳'에 큰 충격을 받고 있어요. 30년 동안 쌓아온 일본 뮤지컬 팬의 역사가 그 의미를 잃어버렸다고들 합니다.”

프롬프트_ 한국 뮤지컬 역동성에 감동하는 만학도 “마에다 타즈코”가 EMK에 새겨진 “마에다 타즈코” 주연으로 쓰인 엘리자벳 포스터를 보며 감동하는 모습을 디자인 해줘

한 편의 뮤지컬 영화가 30년의 역사를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의 충격이라니. 나는 그 의미를 더 깊이 파고들었다. 선배는 “한국 뮤지컬의 역동성, 실력, 그리고 작품의 다양성이 부럽다”라고 했다. 그의 진단은 냉철하고 구체적이었다.


또한 "일본 뮤지컬계는 때로 실력보다 인지도를 앞세운 아이돌이나 배우를 기용해 관객을 모으려는 전략을 구사한다. 그러나 일부 베테랑 배우들이 오랜 기간 주연 자리를 독점하고, 제작진마저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진보의 부재’라는 뼈아픈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했다.


반면 그가 바라보는 K-뮤지컬의 강점은 명확했다. 첫째는 ‘가창력’. “모든 캐스트가 안심하고 들을 수 있는 수준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그의 말에서 한국 배우들에 대한 깊은 신뢰가 묻어났다. 둘째는 ‘연기력’. “감정 표현에서 분명한 힘이 느껴진다”는 평가였다. 그의 결론은 간명했다. 한국뮤지컬은 가창력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의심의 여지없는 ‘수준 높은’ 장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무조건적인 찬사만 늘어놓지는 않았다. 작품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보탰다. 한국 뮤지컬계의 역동성과는 별개로, 대학로처럼 사회 문제나 여성의 서사를 정면으로 다루는 ‘모험적인’ 작품은 드물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K-뮤지컬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우리가 채워나가야 할 또 다른 이면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선배의 근황과 한국 방문 계획을 물었다. 대학원 논문지도방에 올라오는 내용을 빠짐없이 참고하고 논문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는 열정이 전해져 왔다. 또한,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오는 9월 마지막 주말, 뮤지컬 여행을 겸해 다시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오늘 모니터 너머의 대화는 단순한 정보 교환이 아니었다. 한일 양국의 뮤지컬 시장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자, 같은 길을 걷는 학우의 진심 어린 조언이었다. 9월 서울에서 다시 만날 선배와, 무대 위에서 펼쳐질 또 다른 K-뮤지컬의 미래를 함께 이야기할 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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