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 아카이브_ 동해
53년 된 삼화사 컬러 사진을 바라보며
천년고찰 동해 삼화사의 사진 한 장이 세월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운다. 1973년 촬영된 드문 컬러 사진 속 삼화사는 늦가을 단풍을 배경으로 고요히 서 있다. 반세기가 훌쩍 지났지만 기와지붕의 선과 단청의 색감, 숲의 결까지도 생생히 전해진다.
이 장면의 소중함은 미학적 풍경보다 ‘기록의 힘’이다.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자료가 흑백사진에 머물렀다. 그러나 누군가의 선택으로 남겨진 이 컬러 기록은 오늘날 우리에게 1970년대 삼화사의 공기와 빛깔을 고스란히 증언해 준다. 기록이란 그 시대를 사는 이들의 눈과 귀를 넘어, 미래 세대에게 길을 밝히는 등불이다.
삼화사는 천년을 이어온 고찰이다. 그 앞에 선 50년 전의 사진은 천년의 시간과 반세기의 기록이 서로 맞닿는 드문 장면을 보여준다. ‘영원’과 ‘덧없음’이 교차하는 자리에 우리는 다시 묻는다.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있는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문화재 보존은 거창한 석비를 세우는 일만이 아니다. 사진 한 장, 글 한 줄, 구술 한 토막이 후대에는 귀중한 사료가 된다. 기록이 없다면 기억도 존재하지 않는다. 반대로 기록이 있기에 우리는 과거를 되새기고 현재를 성찰하며, 미래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
삼화사의 이 사진은 우리에게 분명히 말한다. “오늘을 기록하라. 그것이 내일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문화유산을 지키는 길은 결국 우리의 눈앞 일상을 기록하는 데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