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멈췄다고?

26. 지역N문화

by 조연섭

새벽까지 내리던 빗줄기가 신기하게도 멈췄다. 오늘 11일 오후 2시, ‘2025 행복한 섬 맨발 걷기 페스타’를 앞두고 하늘이 열린 것이다. 15년 정도 진행했던 지역 대표 축제 개막식이 기억난다. 무대에 오르자마자 비가 멈췄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사람들은 그것을 ‘기적’이라 불렀지만, 나는 늘 그렇게 생각한다. 자연은 우리의 진심에 응답하는 존재라고. ㅋㅋㅋ


추암 해변의 파도는 여전히 거칠었지만, 그 속에는 묘한 평화가 깃들어 있었다. 발끝으로 느껴지는 모래의 온도, 물결의 리듬, 그리고 멈춘 빗방울의 고요함 속에서 저는 오늘 하루의 의미를 다시 되새긴다.

613일째 이어진 해변 맨발 걷기, 영어로 유식하게 말하자면' super earthing'이다. 다시 말하면 접지 중심의 자연에너지를 만나는 시간이다.


그 발자국마다 자연이 준 선물들이 있다. 바람, 햇살, 파도, 그리고 오늘처럼 멈춘 비.
‘행복한 섬’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맞추는 호흡이자 축복의 길이다.

무대에 서면, 또다시 비가 멈추겠죠.
그건 마법이 아니라, 우리가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일 테니까요.

포스터, 디자인_ 조연섭
11일 새벽 추암 해변 맨발러, 사진_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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