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지역N문화

도시의 변화, 사람이 답이다.

29. 지역N문화

by 조연섭

요즘 동해에는 묘한 변화의 기운이 감돈다. 기존 관광지 보다 ‘머물고 싶은 도시’로 조금씩 변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 중심에는 도시의 고요한 정체성도 있지만 바람을 바꾸고 있는 몇몇 ‘사람‘들의 존재가 있다. 여행작가 채지형, 김형권 화백, 도시기획자 유현우. 이들은 모두 ‘동해에 산다’는 사실 하나로 도시의 결을 바꾸어놓고 있다.

유현우_ 동해시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기사 캡쳐
LP가 김형권 화백을 만나 문화가 된 사연, 사진_ 조연섭
신문마다 동해사랑이 넘치는 채지형작가 기사 캡쳐

그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방식으로 지역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채지형 작가는 남편 조성중 작가와 여행책방 잔잔하게를 운영하며 여행의 감성을 글로 엮어 ‘언제라도 동해’라는 책으로 도시의 매력을 재해석했다. 산과 소나무가 좋아 동해에 정착해 월산 아트만을 운영하고 있는 김형권 화백은 소나무, 낡은 LP, 바다와 절벽, 하늘을 캔버스에 옮기며 동해의 풍경을 미학으로 전환했다. 2010년 논골담길이 시작될때 필자와 인연을 맺은 청년작가 유현우 도시기획자는 낡은 골목과 폐공간을 새로운 공간으로 되살리며, 도시를 예술의 실험실로 만들고 있다. 이 외에도 다수 작가, 기획자들이 지역 변화의 주류에 힘을 싣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그 변화는 확장되고 있다.


이렇듯 도시의 변화는 거창한 계획보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예산도, 정책도 결국은 사람을 통해 작동한다.

어떤 이가 그 지역에 어떤 시선으로 머무는가, 어떤 마음으로 관계를 맺는가가 도시의 문화 자본을 만든다. 동해의 변화는 바로 그 증거다.


내년 6월이면 지방선거가 열린다.

정책 공약의 세부 항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에게 투자하는 도시’가 되는 일이다.

도로를 새로 포장하는 것보다, 도시의 숨결을 이해하는 사람을 키우는 일이 더 값지다. 문화기획자, 작가, 예술가, 기획자들이 한 도시의 분위기를 바꾸고,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 관계를 복원한다. 이들은 행정의 한계를 넘어, 삶의 현장에서 도시를 다시 디자인한다.


도시의 품격은 결국 그 도시에 사는 사람의 품격에서 나온다.

동해가 지금처럼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변해가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문화예술과 사람의 힘으로 도시를 바꾸는 실험이 계속되길 바란다.

정책이 아닌, 사람에게 투자하는 도시.

그런 도시가 결국 가장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비가 멈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