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백사장, 포근한 바다, 추운 날 '맨발 걷기' 지혜

165. 노트_ 맨발걷기

by 조연섭

[맨발 걷기_680] 아침 기온이 영상 3도. 오늘 추암해변 백사장은 밤새 식은 냉기를 그대로 품고 있었다. 맨발을 디디는 순간, 그 차가움이 발끝을 타고 몸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해변 가까이 다가갈수록 바닷물은 오히려 포근하다. 계절의 변화를 가장 늦게 받아들이는 바다가 그 온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추암여명, 사진_ 조연섭

겨울로 들어서는 시기, 맨발러에게 필요한 것은 쉽게 포기하거나 무모한 인내가 아니라 현명한 요령이다. 백사장이 차가운 날엔 신발을 모래 가장자리 끝자리에 두고, 물가 가까이로 나아가는 것이 좋다. 그렇게 바다의 포근한 물결을 따라 걷다 보면 발바닥의 긴장이 풀리고, 오히려 몸이 서서히 따뜻해진다. 걷기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신발을 신고 퇴장하고, 따뜻한 물에 발을 씻어주면 금상첨화다.


맨발 걷기의 핵심은 걷는 행위보다 자연의 리듬에 귀 기울이는 일이며, 몸의 온도를 스스로 조율하는 지혜다. 추위를 무릅쓰는 것이 아니라, 바다의 온기를 빌려 몸을 깨우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요령이 있다. 걷기 시작 후 20분쯤 지나면, 스쿼트를 양쪽 20회씩, 하루에 100회 정도 해보자. 단단해진 모래 위에서 스쿼트를 하면 하체 근육이 강화되고, 체온이 오르며 혈류가 원활해진다. 그 순간 찬 기운은 더 이상 적이 아니라, 몸을 단련시키는 훈련의 일부가 된다.

출근길 맨발걷기

겨울의 해변은 비워진 듯 고요하지만, 그 안에는 살아 있는 온도가 있다. 차가운 백사장과 따뜻한 바다, 그 두 세계의 경계에서 걷는 맨발러의 아침은 ‘극과 극이 공존하는 조화’를 체험하는 시간이다.


오늘도 나는 신발을 가장자리 모래에 두고, 차가운 모래와 포근한 파도를 오가며 걸었다. 그것은 겨울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일이자, 내 몸의 언어로 계절을 읽는 일이었다.


조연섭, 『출근길 맨발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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