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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만학일기

2025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 추계학술대회, 후기

90. 만학일기

by 조연섭

2025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 추계학술대회 석·박사 세션에 참여했다. 학술대회는 21일, 경희대학교 오비스홀에서 석·박사 세션, 일반세션, 사례세션 등 논문과 사례중심으로 열렸다. 이 자리는 한국의 문화예술산업과 공연예술현장의 오늘과 내일을 가늠하게 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내가 선택한 총 5편의 석·박사 연구 논문 발표가 이어졌고, 교수진의 총평과 논평은 연구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 시간이기도 했다.

발표중, 사진_ 조연섭

관객 개념의 재정의… “수동적 감상자에서 관계 맺는 존재로”


석·박사 세션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발표중 하나는 경희대학교 석사 장현진 연구자의 「관객 참여형 공연예술에서의 관객 개념 확장 및 역할 변화 연구」였다.


그는 오늘날 공연예술 환경이 디지털 기술과 경험 중심 소비로 바뀌면서 관객의 정체성도 더 이상 ‘감상자’에 머물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발표는 관객을 작품과 관계를 맺고, 의미를 함께 만들어 가는 동반자로 재정의하며, 참여형 공연예술의 흐름을 쉽고 명확하게 짚었다.


참여형 공연 확산… 관객은 창작 과정 일부


발표는 관객의 참여 정도를 다섯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며, 관객이 공연의 흐름을 바꾸거나 직접 예술적 행위에 참여하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머시브 연극, 거리예술, 현대적 마당극, 이 세 장르는 특히 관객이 정서적·사회적·행동적 참여자로 이동하며 예술적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연구였다.


관객 개발의 핵심은 ‘관계’… 공공성과 포용성 강조


발표는 관객 개발을 예술단체와 관객이 장기적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화예술과 거리가 먼 ‘무연 관객’을 향한 접근 역시 공공문화정책이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공식포스터, 학회 DB

필자가 얻은 가장 큰 배움은 “논문의 힘은 맥락과 구조에 있다”


5개의 발표와 교수진의 총평·논평을 지켜보며 필자는 다시 한 번 중요한 사실을 확인했다. 논문은 결국 맥락과 논리, 그리고 구조적인 정리가 기본이라는 점이다.

또한 학문적 깊이는 ‘많은 연구를 나열했는가’가 아니라, ‘사례연구 하나라도 철저한 분석계획을 세워 얼마나 깊이 들여다보고 설명할 수 있는가? ’에서 나온다는 것을 이날 자리에서 확실히 체감했다.


이는 필자가 평소 지도교수에게서 줄곧 들어왔던 조언이기도 하다. 그 말이 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들렸다.


많은 연구보다 깊이 있는 연구가 중요하다.

짧은시간 이 학술대회는 위 말의 진의를 다시 확인시키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관객 중심 시대, 연구 역시 ‘본질의 깊이’를 향해


이번 학술대회 석·박사 세션은 관객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는 공연예술계의 흐름을 잘 보여준 동시에, 연구란 결국 본질을 파고드는 힘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준 자리였다.


공연예술이 관객과 함께 진화하듯, 학술연구 또한 의미를 더 정교하게, 더 깊이 있게 쌓아 올릴 때 비로소 사회와 현장에 기여할 수 있다.

예술과 연구가 만나는 지점에서, ‘깊이’라는 단어는 더없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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