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지역N문화_ 서울
제4회 미농 김명화 개인전 “동해! 영원을 잇다”가 지난 1월 7일 오후,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플라자 갤러리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 이날 개막식은 전시 축하 예배와 작은 음악회 ‘아트 플로우(Art Flow)’가 어우러져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시장의 백미는 단연 가로 10m, 세로 2.5m에 달하는 초대형 수묵화다. 동해 논골담길과 묵호항을 배경으로 한 이 대작은 미술이나 기호학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관람객도 단숨에 매료될 만큼 압도적인 규모였다.
이번 전시는 한국 수묵화의 정신성을 출발점으로 삼되, 먹의 세계를 색과 파동, 그리고 인류 보편의 언어로 확장해 온 김명화 작가의 예술적 사유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가는 수묵을 단일한 ‘모노크롬(Monochrome)’의 영역에 가두지 않고, 아프리카 원시미술과 음성언어, 상징체계 연구를 바탕으로 ‘멀티 크롬(Multi-chrome)’이라는 독자적 개념을 제시해 왔다.
개막식에는 이영수 전 단국대 예술대학 학장, 최진용 전 국립극장장, 작가의 스승인 임농 하철경 선생을 비롯해 정림건축 이형재 상임고문, 김원덕 강원대학교 명예교수 황제성 한국미술비전 25 대표, 박복신 인사아트플라자 대표 등이 참석했다. 또한 황석순 아시아투데이 사장, 최생금 코리아드림뉴스 대표 등 언론계 인사와 학계, 동해시립합창단 단원과 동해시민 등 각계각층의 내빈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예배와 음악, 미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개막식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 같았다. “붓의 획은 문자가 아니라 파동”이라는 김 작가의 미학을 반영하듯, 작은 음악회 ‘아트 플로우’는 작품 세계를 청각적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했다. 동해시민 대표로 참석한 테너 공성남의 ‘눈’, 헨델의 ‘Largo(Ombra mai fu)’, 김희래 청년 바이올리니스트의 ‘차르다시’, 국립합창단 출신의 메조소프라노 김미경의 ‘그리운 금강산’,과 ‘O sole mio’ 등으로 이어진 연주는 여백과 호흡, 절제와 해방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하며 김 작가의 화면과 자연스럽게 호응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주목한 동해 묵호 논골담길과 아프리카의 장소성은 작가의 12년에 걸친 성스러운 유배 생활과 만나 캔버스 위에서 깊이를 더했다. 검은 먹과 붉은 오커(Ocher)가 어우러진 신작들은 통합된 정신성의 영역으로 확장되며, 자연의 소리와 영혼의 떨림을 담은 ‘파동 회화’로서 관람객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김명화 작가는 인사말에서 “이 전시는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관객과 음악, 시간이 함께 만들어가는 하나의 과정”이라며 “예술이 다시 인간의 감각과 숨결로 돌아가기를 바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음악, 애니메이션, 관객의 참여를 엮는 융합 프로젝트 ‘파르텟(Fuartette)’의 일환으로 기획됐으며, 전시 기간 동안 다양한 장르의 음악가들이 참여하는 협업도 이어질 예정이다.
최진용 전 국립극장장은 축사를 통해 “동해는 겸재 정선과 김홍도의 화첩 배경으로 쓰일 만큼 풍광이 뛰어난 곳”이라며, “동해와 아프리카를 오가는 긴 시간 동안 쌓아 올린 성과를 가감 없이 보여준 자리다. 남농 허건, 임농 하철경의 맥을 잇는 미농 김명화 작가의 아름다운 ‘미술 농사’를 기대한다”라고 격려했다.
전시는 오는 1월 13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플라자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