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 아카이브_ 동해
“너울성파도 조심하세요”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안내방송이다.
밤새 내리던 비가 그치고 아침이 열렸다.
강원도 동해의 하늘은 다시 맑아졌고, 바다는 짙은 푸른빛을 되찾았다.
하지만 이런 날, 바다는 늘 한 가지 경고를 품고 있다.
바로 ‘너울성 파도’다.
추암해변을 찾는 시민과 여행객들에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간이다.
비가 그친 뒤 찾아오는 바다의 또 다른 얼굴
비가 그치면 사람들은 흔히 바다가 잔잔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동해안에서는 오히려 반대의 장면이 자주 나타난다.
먼바다에서 만들어진 긴 주기의 파도가 해안으로 밀려오면서
평소보다 훨씬 큰 파도가 갑자기 해변을 덮치는 너울성 파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잔잔해 보이는 바다도
순간적으로 높이 솟은 파도가 바위나 백사장을 넘어오며
사람을 휩쓸어 갈 위험이 있다.
특히 추암 촛대바위 우측 해변지대는
이런 파도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곳이다
사진 찍다, 파도에 놀라는 순간
추암은 동해를 대표하는 절경이다.
촛대바위와 해돋이 풍경 때문에
사진을 찍기 위해 바위 끝까지 다가가는 여행객도 많다.
문제는 바로 이 순간이다.
평소에는 발밑까지 닿지 않던 파도가
갑자기 수 미터 높이로 치솟으며
사람을 놀라게 하거나 넘어뜨릴 수 있다.
특히 비가 그친 뒤 바위 표면은 매우 미끄럽다.
한 번 균형을 잃으면 바다 쪽으로 미끄러질 위험도 있다.
해변을 걷는 사람들에게
요즘 동해 해변에는
맨발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파도가 강한 날에는
가능하면 바닷물이 닿지 않는 상단 모래 구간에서 걷고, 바다 가까이 내려가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다음과 같은 기본 안전수칙이 필요하다.
파도와 바위 사이에 서서 사진 촬영하지 않기, 해안 바위나 방파제 접근 자제, 아이들과 함께라면 반드시 손을 잡고 이동, 갑자기 커지는 파도를 항상 관찰하기
바다는 언제나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 속에는 늘 힘과 변덕이 함께 존재한다.
바다는 늘 우리보다 크다.
추암의 바다는 해돋이의 장엄함으로 기억되지만 동시에 자연의 힘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비가 그친 오늘, 맑아진 하늘을 바라보며 바다를 찾는다면 한 번쯤 이런 생각도 함께 떠올렸으면 한다.
“바다는 늘 우리보다 크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 더 조심하고, 조금 더 거리를 두고, 조금 더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
그럴 때
추암의 풍경은 비로소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우리 곁에 머무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