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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Aug 16. 2023

퇴근 기다려진다. 멍텅구리 꼼장어?

73. 브런치스토리 매거진 글 소풍

퇴근 기다려진다. 멍텅구리 꼼장어

서울 삼성동 꼼장어 맛집 <멍텅구리>에서 글 소풍을 시작한다. 분주하고 총알같이 달려온 하루 일과 중 하루를 정리하면서 글을 쓰는 지금 이 시간이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

지난 7월 25일 국악진흥법 국회 통과와 함께 입법을 주도한 국악인 중심으로 준비해 16일 국가무형문화재전수회관 풍류관에서 출범하는 한국국악진흥예술연합 출범식 참여로 뒤늦은 여름휴가를 내고 서울 여행에 나섯다. 출장은 일이고 여행은 문화다. 징검다리 연휴와 마지막 피서를 즐기기 위해 동해안 지역을 찾아오는 여행자가 많아 KTX는 대부분 매진이었다.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사진_조연섭

어쩔 수 없이 강릉역 출발 새벽열차를 예약하고 이동해 출발했다. 서울도착 행사 장소 삼성동으로 이동 숙소에 여장을 풀고 부족한 아침운동을 위해 인근에 있는 세계유산 조선왕릉을 돌아 1만 보 걷기를 채우고 휴식 후 저녁식사 장소로 이동했다.

저녁식사는 인근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퇴근시간이 기다려질 정도의 명소, 홀써빙도 국내산이라는 그 유명한 <멍텅구리 곰장어> 삼성동 본점을 방문했다. 필자는 운동 끝이라 홀에 들어서면서 땀에 젖은 모자를 벗었다. 주인은 “모자를 벗으니 인물이 훤하십니다.”하면서 아주 밝은 모습으로 우리 일행을 맞이한다. 우리는 서로 “가게가 소문난 이유는 주인의 독특한 손님맞이 철학도 한몫하네 “하면서 입을 모았다. 이어서 친근하면서 위트 넘치는 주인에게 점점 더 가까이 가고 있었음을 주문하는 안주로 알 수 있었다.

멍텅구리 꼼장어 외부, 사진_조연섭

안주는 소금구이 곰장어로 시작했다. 안주를 시키면서 주방 쪽으로 얼굴을 돌리자 아주 재미있게 광목천에 주인이 직접 쓴 듯한 전통 분위기의 메뉴판이 인상적이었다. 주인은 왠지 가장 한국적이고 고향 맛을 강조하기 위해 메뉴판으로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가게 이름 멍텅구리와 잘 어울리는 조화로운 메뉴판과 곰장어 맛은 고객들을 추억의 시간으로 유혹한다. 좌우 벽면은 유명인들의 칭찬, 추천 사인이 여러 장 붙어있다.

벽 유명인 사인, 사진_조연섭
퇴근이 기다려지는 멍텅구리 꼼장어

소금구이 꼼장어 4인분으로 시작한 꼼장어 파티는 돼지껍질과 얼큰 김치 칼국수로 어어졌다. 껍질도 냄새 없이 맛있었고 얼큰 김치 칼국수는 묵은 김치와 장을 풀어 특별한 맛을 내게 했고 기름으로 얼룩진 입안을 청소하듯 식사 겸 마지막 안주로 딱이었다.

이 집 특징은 “술을 팔고 안주를 파는 술집보다 문화를 사고 파는 문화공간에 서 있는 느낌이며 손님들은 이어지는 주인장의 유머와 위트로 표정이 밝고 중요한건 모든 메뉴가 맛이 좋다”라는 음식 솜씨와 요즘 사라지는 추세며 근대산업 상징 연탄 활용 사례를 고집하는 추억의 “연탄불 활용”도 매력이다.

이 집은 평일도 저녁 7시만 되면 자리가 꽉 차는 등 인기다. 자리마다 자리에서 2시간을 넘지 못하게 한다. 인근에 근무하는 직장인 중심으로 퍼진 소문은 <멍텅구리 꼼장어>는 “퇴근 시간이 기다려지는 곳“이라고 한다.

이제 푹쉬고 낼 행사 준비에 들어간다. 내일 글 소풍은 아마도 국내 국악계 원로 이영희(가야금), 신영희(판소리), 양길순(무용) 인간문화재와 전 한국국악협회 임웅수 이사장(광명농악) 경기도 인간문화재 등 국악인, 학계, 문화계 종사자 전문인 100여명 중심으로 출범하는 (사)한국국악진흥예술연합 창립총회 소식이 이어질 예정이다. 하루를 기억하고 글을 쓰는 이 시간이 행복하다.

멍텅구리 꼼장어 주방, 사진_조연섭
꼼장어 소금구이, 사진_조연섭
꼼장어 소금구이, 사진_조연섭
매운김치 칼국수, 사진_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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