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39. 기획자가 답하다. 묵호 논골담길
묵호 배경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은 당시 강릉 명주군 묵호(지금 동해시 묵호) 어달, 대진을 배경으로 제작해 1968년 7월 국도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다. 개봉 당시 서울 인구가 약 450만 명 정도였는데 64일 동안 34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할 만큼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미워도 다시 한번의 줄거리는 이렇다. 신호는 시골에 처자식을 두고 혼자 서울에서 하숙하며 공부를 한다. 그런 신호가 총각인 줄 알고 혜영은 신호와 결혼을 꿈꾸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시골에서 신호의 처자식이 등장하고 혜영은 울면서 신호를 떠나 친정으로 간다. 그러나 유부남의 아이를 갖은 혜영을 혜영의 오빠는 집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내쫓는다. 내쫓긴 혜영은 강원도 ‘묵호’에서 혼자 아이를 낳고 아들 영신이와 즐겁게 살고 있었다.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학교 갈 나이가 되고 아빠를 그리워하는 아들(영신)을 더 이상 아비 없는 자식으로 키울 수 없어 신호에게 보낸다.
그러나 혜영은 매일 밤 아들 영신이 그리워 울다 지쳐 헛것이 보일 정도가 되고, 아들 영신도 매일 밤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운다. 결국 혜영은 다시 아들 영신을 데리고 ‘묵호‘로 돌아온다. 신호는 아들 영신이 떠나고 계속 괴로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혜영 오빠를 찾아가 혜영과 영신에게 주라고 돈을 건넨다. 혜영의 오빠는 그 돈을 아버지가 혜영에게 남긴 유산이라고 말하며 건넨다.
그 돈으로 혜영은 영신을 데리고 서울로 올라와 꽃집을 차린다. 꽃집을 차려 아들 영신과 살아가는데 영신은 아빠를 그리워하고, 신호도 영신 생각에 사업은 뒷전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신호의 사업은 부도를 맞는다. 신호는 부도를 맞고 아들 영신은 신호를 그리워한다. 결국 혜영은 꽃집을 팔아 신호에게 주고 아빠를 그리워하는 영신을 신호에게 보낸다. 교통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맨다는 소식을 듣고 혜영은 달려온다. 혜영이 옆에 온 기운을 느꼈는지 사경을 헤매던 영신이 기적적으로 깨어난다.
영신은 깨어나서 자신도 다른 아이들처럼 ‘묵호‘로가서 엄마, 아빠와 같이 살고 싶다는 소원을 빈다. 영신이 깨어나고 퇴원을 해서 요양을 하기 위해 어느 산장으로 간다. 신호는 혜영과 영신이 있는 산장을 왔다 갔다 한다. 그러자 아빠를 빼앗겼다고 생각한 신호의 큰아들 영구는 영신과 영신엄마에게 일본으로 가라고 때를 쓰다 나무에서 떨어진다.
1. 이 생명 다 바쳐서 죽도록 사랑했고 / 순정을 다 바쳐서 믿고 또 믿었건만 / 영원히 그 사람을 사랑해선 안될 사람 / 말없이 가는 길에 미워도 다시 한번 아 아 안녕
2. 지난날 아픈 가슴 오늘의 슬픔이여 / 여자의 숙명인가 운명의 장난인가 / 나만이 가야 하는 그 사랑의 길이기에 / 울면서 돌아설 때 미워도 다시 한번 / 아 아 안녕 (1968년 김진경 작사, 이재현 작곡)
위 노랫말은 '흥행의 마술사'라는 故 정소영 감독이 만든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의 주제곡이다. 당시 주부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두 달여간 3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을 불러일으켰으니까 이 영화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인 것이라 하겠다.
영화와 주제곡의 인기는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워도 다시 한번'은 명실공히 영화, 가요에서 히트 넘버로 알려졌다. 이미자가 그 고음의 절창으로 감정을 살렸고, 남진의 녹음도 그에 못지않게 성공적이었다. 두 사람의 노래가 모두 대박을 기록했으니, 대단한 성공이었음이 분명하다. 특히 이 영화의 주제가는 당시 많은 젊은이를 울렸으며, 지금도 그와 비슷한 사랑의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회상되고 애창되기도 하는 가요의 고전이다.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은 당시 배우 신영균, 문희, 전계현, 박암, 김신명 등이 출연해 중년의 남성과 처녀와의 불륜,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갈등을 그려내며 여자의 희생과 모성애를 소재로 한 멜로 신파 영화이다. 사랑하고 있는데도 그 사랑이 성립될 수 없는 비극은 아마도 인류의 영원한 고민이며 사랑의 주제인지도 모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러한 비극을 우리는 역사에서, 소설에서, 그리고 전설에서 목격한다. 정소영 감독은 그런 비극적 소재를 살려서 숱한 관객들을 울렸다.
젊은 미혼 여성인 유치원 교사 아가씨가 기혼 남성인 의사와 사랑에 빠졌는데, 알고 보니 유부남이라 헤어졌다. 뒤늦게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여주인공은 혼자 아이를 낳아 기른다. 아이가 자라자 여주인공은 아이의 장래를 위해 아이를 아빠에게 보낸다. 그리고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아이를 남자 주인공에게 보내고 돌아서는 여성을 통해 당시 대부분의 여성은 자신의 아이를 보내는 것 같은 깊은 모성애를 느끼며 손수건을 적시게 된다.
당시 이 작품의 큰 성공으로 인해 <속 미워도 다시 한번(1969)><미워도 다시 한번 3편(1970)><미워도 다시 한번 대 완결 편(1971)> 등의 속편이 제작되었으며, 비슷한 이야기 구조의 아류작들이 수없이 만들어졌다. 특히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은 홍콩과 대만 등지에 수출되어 동남아 영화시장에서도 떠들썩하게 바람을 일으킨 한류의 뿌리이며 원조가 된 작품이다.
묵호등대에 건립된 기념비
또 지난 2003년 5월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의 대표적 촬영지인 강원도 동해시 묵호 묵호등대 옆에 가로, 세로 1.5m 크기의 기념비가 건립됐다. 대리석과 옥석으로 만들어진 이 기념비에는 ‘영화의 고향. 미워도 다시 한번’의 글자와 당시 묵호항 일대에서 촬영한 3컷의 스냅사진이 새겨졌다.
구술자 인터뷰
다음은 묵호 배경의 영화 조명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질문을 던진 동해문화원 소속 '동해학기록센터' 홍협 연구원이 추천하는 영화 '미워도 다시한번'의 구술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Q1. 안녕하세요 연구원님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A. 네 저는 동해문화원 동해학기록센터 홍협 연구원입니다. 송정에서 태어났지만 지난 33년간 묵호지역에 있다 보니 묵호 사람 다 된 것 같습니다.
Q. 묵호 배경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몇 편 소개해주세요 어떤 영화인지도 소개 부탁해요
A. 묵호는 지난 100여 년 동안 조그만 포구에서 국내 7 대항으로 산업의 중심항으로 급격한 발전을 통해 화려함과 낭만, 그리고 깊은 침체의 수면에 빠진 매력적인 곳입니다. 그 속에서도 타임캡슐을 타고 돌아간 듯한 영화들이 몇 편이 있어요. 그중 1968년 상영된 신영균, 문희 주연의 “미워도 다시 한번”은 당시 37만의 최고의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로서 4편까지 시리즈로 제작되었는데, 이 영화는 진부한 스토리인데도 불구하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최루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인공인 신영균은 교수 의사로서 전도양양한 인물이고 시골에서 억지로 결혼시킨 부인도 있는 유부남이다. 문희는 묵호출신 학생으로 불륜인 줄 모르고 사랑에 빠진다. 유부남인 줄 알았을 때는, 이미 사랑의 결과를 만든 것을 알고 알리지도 않고 고향 묵호로 가서 아역인 김정훈을 홀로 키운다. 아들이 성장하면서 아빠에 대한 정을 표현할 때 큰 고민 속에 결심을 하여, 애기 아빠 친구 교수를 통해 아들의 존재를 알리고, 아들의 장래를 위해 서울에 아이를 맡기고 돌아온다. 그러나 정훈은 잘 대해주는 가정 속에서도 엄마와 정을 잊지 못해 방황하며 결국 합의하에 다시 모자간 상봉이 이루어진다. 요즘 보는 막장 드라마와 비슷한 줄거리 같지만 복수나, 불행한 사람이 없다. 해피 엔딩이다. 1960년대의 모습인데 문희의 복장은 모습은 마치 현대를 보는듯하다.
Q. 소개한 작품 중 무대가 된 묵호의 장소와 스토리를 알려주세요
A. 영화 ’ 미워도 다시 한번‘속의 묵호 모습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아련한 추억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지금 ‘논골담길’의 실제 삶 그리고 대진 해변의 초가지붕과 어선들이 어우러진 조그마한 어촌 풍경, 어민들과 주인공이 해변에서 지금도 3월인 지금, 맛있고 부드러운 미역철에 긴 장대를 드리고 미역을 걷어 올리는 추억 속의 모습, 그리고 유일하게 남은 구 묵호등대의 밝은 빛을 발하는 모습은 우리를 아련한 추억 속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Q. 영화가 묵호에 끼친 사회적 효과는 무엇이라고 보세요
A. 묵호는 작은 포구로 시작하여 1937년 일본이 무연탄 반출을 위해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된다. 이후 해방 후 전 국민의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는 석탄의 주 공급항으로, 70년대는 건설의 시대에 시멘트의 주요 공급항으로 급부상한다. 빠른 발전으로 인구는 3,000에서 5만 명대로 증가하며, 좁은 묵호지역에 현재의 논골담길과 같은 밀집된 주택들이 들어선다. 여기에 오징어로 대표되는 수산업의 호황도 묵호의 발전과 추억의 이미지를 짙게 한다.
묵호를 배경한 영화는 대표적으로 68년 “미워도 다시 한번” 2001년 이영애, 유지태 주연의 “봄 날은 간다 “인데 두 작품 모두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이지만 그 배경의 당시 묵호는 다양한 인간들의 삶이 함께 어우러진 곳으로 인간의 내면의 본질적인 삶의 모습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깊은 잠에 빠져있던 묵호는 논골담길과 고단한 삶이 만나 새로운 희망을 주고 매력적인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묵호의 영화들은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또다시 미래의 모습을 투영해 주는 또 다른 우리의 창인 것 같다.
감사합니다. 제40호 브런치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