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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Feb 14. 2024

라디오의 날, 라디오가 궁금해?

122. 매거진 글소풍

라디오의 날, 13일 화요일이 그날이다. 갑자기 글감으로 라디오의 날을 선택한 이유는 필자의 한때 로망의 공간이며 꿈의 무대였기 때문이다. 당시 FM이 개국되기 전 언더그라운드 다운타운은 유일한 음악감상장소로 대단한 인기였다. 라디오 진행자를 꿈꾸던 많은 방송DJ들은 밥은 굶어도 옆구리에 LP한장씩 끼고 다니던 시절이며 장발머리와 도끼빗은 DJ의 상징이었다. 그들의 마지막 꿈은 라디오였다.

보이는 라디오 진행, 가수 허소영과 DJ 조연섭

1972년 FM이 대구를 시작으로 개국됐지만 필자가 활동하던 포항 지역의 MBC _FM은 1983년에 개국하게 된다. 포항 예나르 음악실에 같이 근무하던 신경일, 진용진 선배는 울산 MBC, 포항 MBC_FM 진행자를 겸하던 시절이 됐고 막내인 필자에게 라디오는 희망의 장소이며 꿈의 공간이던 시절이다. 몇년이 흘렀던가 포항 MBC에서 대학생 DJ출연이 있어 요청을 받고 FM스튜디오에 첫 출연했던 추억이 있다. 이후 2년 정도 지나 음악과 관계없이 여러 가지 이유로 고향인 삼척으로 오게 됐다. 고향으로 오게된 내용은 대충 이렇다. 장남인 큰 처남이 객지서 고생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매형 권유로 사업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돌이켜보면 배부른 소리에 불과하지만 추진하려던 사업은 필자 성격상 만만치 않은 사업으로 선택하기 힘든 분야였다.

추천했던 사업은 과감하게 바로 포기하고 내 길을 다시 나섰다. 평소 취미로 생활하던 언더그라운드 음악 활동은 시간이 흘러 결국 직업이 됐다. 다시 인근 지역 지하 음악다방을 전전하던 시기에 한문 서예에 심취한 숙모님 추천으로 방송사 프로듀서와 인연을 맺게 된다. 그러면서 꿈에 그리던 방송사 M본부 FM 객원 DJ길을 걷게 됐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라디오 음악방송 경험으로 1996년 3월, 종합방송 케이블_TV를 준비하던 중계유선방송으로 스카우트되는 영광도 맛보기도 했다. 케이블_TV를 준비하던 그곳에서는 TV라는 매체로 아나운서, 촬영, 프로듀셔 등 1인 다역으로 10년 정도 방송활동을 같이 하면서 보냈다. 이 인연으로 KBS로컬 FM 문화광장 코너도 객원으로 담당하기도 했다. 이처럼 라디오는 필자 개인의 삶과 때야 땔 수 없는 소중한 인연이다.

한국 최초 라디오

한국의 라디오 역사는195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처음 한국 라디오는 'A501'로 금성사가 조립 생산한 국산 최초의 라디오다. 일제 산요 라디오를 모델로 삼고 주요 부품은 독일에서 수입해서 만들었다.우여곡절 끝에 라디오의 시제품이 완성되었고, 교류(AC: Alternating Current) 5구식 진공관 라디오 1호라는 의미를 담아 ‘A-501’이라는 이름으로 1959년 11월에 출시되었다. 한국 최초의 산업디자이너 박용귀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이 라디오는 2013년 8월 27일에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국최초 A501 라디오

라디오날은 UN이 라디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키고, 방송 제작자들 간의 네트워크와 국제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2012년 2월 13일을 세계 라디오의 날로 지정했다. ​라디오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쉽게 들을 수 있는 매체로, 전 세계 75%가 사용하고 있다. ​또한, 최소한의 전력으로 빠르고 광범위하게 방송 송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분쟁, 자연재해 상황 속에서도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필수 수단이기도 하다. ​30년~4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라디오가 끼치는 영향력은 대단했다. 라디오 사연에 선정되기 위해 열심히 엽서를 만들어 보내고, 최신 노래가 흘러나오면 카세트에 녹음하는 걸 빼먹지 안 않던 기억은 라디오의 매력이다.

또, 해외여행이 귀한 시절 해외에 갔다 오면 반드시 구매해 오는 물품이 라디오 였을 정도로 라디오는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주요 매체였다. 하지만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 의하면 현재, 한국에서 라디오는 옛 추억과 낭만으로 기억되는 매체로 TV, 인터넷, OTT 매체의 보급으로 라디오 이용률은 2011년 34.6%에서 2020년 16.5%로 50% 이상 감소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달리 아직 전 세계 많은 나라에겐 라디오는 사랑받는 방송매체라는 사실 아시나요? ​라디오는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아이들의 건강과 교육을 책임질 만큼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음악실 DJ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전문으로 보급된 FM방송이 시작된 대한민국 최초의 표준 FM은 1972년 9월 13일에 개국한 KBS대구방송국 제1방송이며 1977년 1월 마산방송국을 시작으로 KBS 제1중파방송의 표준 FM 송출망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1981년 3월 16일에 KBS부산방송국 제3방송이 KBS 2 라디오(개국 당시 제3방송) 최초의 표준 FM으로 개국했다. 그간 대한민국 최초의 표준 FM은 1981년에 부산에서 송출을 시작한 부산 제3방송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당시 대구 제1방송이 부산 제3방송보다 표준 FM방송을 8년 6개월이나 앞서 개국한 것을 알수있다. 다만 몇몇 라디오 방송의 기술 및 방식 등을 시도했던 곳이며 기술의 표준은 부산 제3방송이라는 것은 당시 관계자들도 공감한다.

여러분에게 라디오는 어떤 존재인가요? 학창 시절의 추억? 출퇴근을 함께하는 친구? 지구 반대편 친구들에게 라디오는 꿈을 이루게 해주는 선생님,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조언자, 생명을 지켜주는 존재의 역할을 한다. ​세계 라디오의 날! 오늘 하루,  화려한 TV, 핸드폰 말고 라디오를 들으며 여전히 전 세계 어디든 수고하는 라디오를 격려해 보는 건 어떨까?

라디오야 사랑해!

팝칼럼니스트 이양일, 조연섭, 한용진 전 한국방송DJ협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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