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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Feb 26. 2024

야명주처럼 대보름을 밝혀준 기줄다리기!

8. 매거진_News

게를 닮아 기 줄?

기줄다리기 중심의 2024 삼척정월대보름제가 23일부터 25일까지 삼척시 일원에서 개최됐다. 고향에서 개최된 축제에 '아카이브 삼척'을 위한 지인의 부탁으로 영상 기록차 함께 참여했다. 현장에서는 축제를 준비하는 박상수 삼척시장, 정정순 삼척시의회 의장 선배와 시의회 김재구, 정연철의원, 친구 이광우의원, 문화원 동지, 도 사회문화위원회 부위원장 심오섭 도의원, 가요제를 준비하던 가수 나팔박과 김선영, 축제를 주관하한 삼척문화원 최선도 원장과 김흥군 국장, 동해삼척신문 기자로 근무하다 시의회 사진작가로 있는 김주상 작가, 도시재생분야에서 시 홍보 담당으로 이직한 진민영 활동가 등 반가운 동지들을 두루 만난 하루다.


내린 눈은 그치고 가랑비가 오락가락하다 개인 날씨다. 현장은 두 개의 앞 뒤 무대에서 행사준비가 한창이다. 한쪽은 천신제를, 한쪽은 새끼로 기줄을 만들기 위한 술비놀이와 기줄다리기 준비로 벌어지는 팔씨름대회로 이웃들과 관계자들은 인산인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을형 대동놀이 민속, 삼척 기줄다리기는 이축제에 있어서 야명주처럼 대보름을 밝혀준 킬러콘텐츠다.


이렇듯 한국의 지역축제는 현장에서 공동체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축제를 통해 지친 일상을 회복하는 사회적 가치가 배어나는 독특한 문화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삼척정월대보름제는 축제의 주제와 지역성, 역사성이 우수하며 사라지는 세시풍속의 맥을 축제로 이어간다는 점에서도 칭찬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기줄다리기 준비, 사진_조연섭

축제 첫날 행사 일부 취소되기는 했지만 개막식에 이은 축하공연에 많은 시민, 관광객들이 찾아 축제를 즐기는 등 우려가 해소됐다. 특히 정월대보름날인 24일 기줄다리기 등 각종 민속행사를 비롯해 삼척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올해 처음 열린 야간횃불 기줄다리기에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참여, 함께 줄을 당기며 화합하는 열정을 보이는 등 색다른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연출했다.

삼척해수욕장, 사진_삼척정월보름제위원회DB

시민과 관광객들은 백사장에서 치러진 달집 태우기를 바라보며 건강과 소원을 비는 등 희망과 사랑의 시간을 보냈다. 25일 엑스포광장에서는 지역 20개 팀이 출전한 기줄다리기 대회가 열려 축제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박상수 시장은 “폭설로 행사 개최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축제 관계자, 자원봉사자들의 의지와 높은 관심이 성공축제를 만들었다”라고 평가했다.

기줄다리기의 가치

기줄은 삼척에서 정월 대보름에 행해졌던 놀이다. 1976년 도 무형문화재 제2호 지정과 2015년 12월 제10차 유네스 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회의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줄다리기와 캄보디아 줄다리기를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했다. 삼척에서는 ‘게’를 ‘기’라 하는데, 줄다리기의 줄이 외형적으로 게를 닮았으며 게가 벽사(辟邪)의 기능을 지녔다는 점에서 기줄다리기라 불렀다.

기줄다리기, 사진_조연섭
정월대보름제 공식포스터
유래

삼척 기줄다리기 유래는 네 가지로 추정한다.


첫째, 제방 축조나 이사(里社) 설치 후 제사를 드리고 풍년을 기원하는 축제 마당을 벌였던 것과 관련 현종 2년(1661) 7월 대홍수(大洪水)와 현종 3년(1662) 대풍우(大風雨)로 유실된 전토나 제방 복구 사업 진행, 각 동리에 향약문(鄕約文) 고유(告諭)”를 그 논거로 제시하고 있다.


둘째, 정월 대보름 농사의 풍흉(豊凶)과 관련한 점풍(占風) 행사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부내(府內, 해안지방. 여성 상징)와 말곡(末谷, 산곡지방. 남성 상징)이 겨루는데, 부내가 이기면 어업[海事]이 풍년이고, 말곡이 이기면 농사가 풍년이라고 믿는다. 부내는 부사의 부인이 응원하고, 말곡은 부사가 직접 지원하였다.


셋째, 마을에 부과된 부역 전가를 위해 연행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당시 부역은 삼척읍성, 포진성 수리, 만년제, 방수제 등의 축조가 주조를 이루었다.


넷째, 귀신을 쫓기 위해 연행되었다는 주장이 있다. 이는 기줄이 게 모양으로 게는 벽사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고, 경기장인 사대광장에 잡귀가 많은데, 이는 삼척 포진관이 영동지구 9개 군의 죄인을 이곳에서 처형했기 때문이다.

내용

전승집단의 규모 면에서 본다면 삼척기줄다리기는 부내와 말곡으로 나누어 연행되었고, 이 과정에서 인근 미로·북평·근덕 등 주민들도 참여하였으므로 ‘열린 고을형’ 대동놀이로 볼 수 있다. 또한 큰 줄다리기로도 볼 수 있다.


다만 정월 대보름 전에 각 마을별로 속닥기줄·중기줄다리기가 있었는데, 이는 마을 내에서 이루어졌으므로 ‘닫힌 마을형’이면서 ‘골목줄’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승 형태는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줄에서 큰 줄로 확대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 그 규모가 연속성을 갖는 확대형으로 볼 수 있다.


시기적인 면에서 본다면 정월 초 마을별로 속닥기줄·중기 줄다리기을 하다가 대보름날 밤에 기줄다리기를 한다. 연행 공간은 오십천 사대광장에서 행해졌는데, 이곳은 모래밭인 곳도 있고 자갈밭인 곳도 있었으나 개의치 않고 연행되었다고 한다. 1973년 기줄다리기가 복원된 이후 사대 광장에서 연행하다가 사대 광장이 매립되고 난 뒤에는 중앙통 주도로나 오십천 고수부지에서 연행하고 있다.


기줄다리기는 1936년 일제에 의해 중단된 이후 1973년 ‘삼척민속놀이위원회’가 구성되어 정월 대보름에 ‘기줄다리기’를 주축으로 삼척읍 사대 광장에서 삼척민속대제전이 거행되면서 재현되었고, 이후 강원도 무형문화재로 지정과 2015년 12월 제10차 유네스 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회의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줄다리기와 캄보디아 줄다리기를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지정하는 등 오늘에 이르고 있다.

출처_한국세시풍속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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