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만학일기
만학도라고 만학일기를 쓰며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필자가 부끄럽게 느껴진 오늘이다. 아래 사진은 어머니 책상이다. 주말 서울 스터디 모임 출장을 다녀와 문안인사차 부모님을 방문한 고향집 거실 TV앞에서 발견한 85세 어머니의 한글 공부 책상이다. 다리를 펴고 편히 앉아서 공부할 멋진 책상 한 세트 당장 사드려야겠다.
만학도는 아들인 제가 아니라 85세인 지금도 한글을 배우는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사업에서 은퇴 후 지난 2019년 80세에 한글을 배우기 시작해 지난 2020년 81세 되던 해에 문해교실을 통해 한글을 배우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우수학생으로 자치단체장 표창을 받은 바 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제가 중학교 시절 스승 김정옥 선생님이 당신의 한글 담당 선생님이라는 사실이다. 김정옥 선생님은 교장으로 교직을 은퇴하시고 수년째 지역 어르신 한글을 무료로 지도하고 있다고 한다.
어머니지만 놀라울 정도로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하루였다. 늘 새로운 도전에도 두려움 없이 맞서며, 어려운 것에도 굴하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다. 아들인 팔자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고령에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것을 꿋꿋이 이겨내며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한글의 각 글자와 발음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꾸준한 학습을 통해 점차 언어를 익숙하게 만들어 나갔고 지금은 중학교 과정을 배우는 것으로 보인다. 당신의 용기 있는 도전은 우리 오 남매와 지역 젊은이들에게도 힘이 되는 영감이다. 나이와 관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는 용기를 보여주고 이어가고 있다.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한계를 뛰어 넘으려는 어머니의 의지와 노력이 정말 멋지다.
한글 공부를 통해 당신은 자신의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주변 사람들과 더욱 깊은 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기를 아들은 기도한다. 그 노력 만학도의 모습은 스스로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와 이웃에게도 큰 자랑이 될 것이다.
85세의 어머니가 한글을 배우는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사회적 가르침을 준다.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열정과 노력의 증명이다. 어머니의 열공을 보면서 뒤듯게 대학원에 도전한 아들도 포기하지 않고 85세 어머니와 사회적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것을 다짐해 본다. 어머니 신옥선 여사님을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