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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May 13. 2024

정미소가 사람을 만나 '문화'가 되다!

27. 매거진_News

용산정미소 공개와
‘추억의 정미소’ 이야기 콘서트 개최

정미소는 과거 2만 여개에 달하던 지역의 대표적인 풍요와 부의 상징이던 장소적 공간이다. 현재는 대부분 사라지고 추억의 장소, 문화적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동해 북삼동 쇄운마을 용산정미소도 11일과 12일 양일간 마을축제 효행제와 국가유산청 ‘우리 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을 기념하기 위해 정미소 공간을 공개하고 정미 도구 및 생활용품 전시와 ‘추억의 정미소’ 콘서트를 개최했다.

연결적 사고, 지속성 중요

이번 공개행사는 동해문화원 소속 동해역사문화연구회가 동해문화관광재단과 동해문화원 후원으로 주관해 2일간 성황을 이뤘다. 정미 도구 및 7080 생활용품 전시와 정미소가 들여다 보이는 도로 옆 길 가장자리에서 정미소를 주제로 콘서트가 개최됐다. 12일 휴일 오전 11시부터 개최된 ‘추억의 정미소‘ 콘서트는 가수 임산 박하나의 주제공연과 시낭송가 이은숙, 홍정숙의 축시, 동해문화원 이사 권정수 시인의 자작시 낭송, 초청가수와 방송 DJ출신의 진행자가 진행한 리퀘스트 뮤직쇼 등 소박했지만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된 분위기, 사회학자 하워드 베커가 주장한 사회적 예술의 가치가 돋보이는 작고 깊은 무대였다. 저는 진행자로 참여해 "연결성과 협력의 문화정책, EU의 문화예술 이니셔티 정책과, 지속성이 담보되는 작고 강한 도시 포틀랜드를 비교하며 민관이 하나 된 연결적 사고와 지속성을 통해, 용산정미소가 복합 문화공간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2024년 2월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낟알에서 흰쌀까지’ 주제의 근현대 생활문화 조사보고서 '정미소'를 발간했다. 곡물은 열량이 높아 적은 양으로도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주식으로 섭취하는 기본 식재료이다. 그러나 곡물은 껍질에 싸여 있어 낟알째로 섭취할 수 없었기에 적절한 가공을 거쳐야만 했다. 한국인 생활문화를 살펴보는 정미소는 농업문화와 마을 공동체를 이어준 문화유산으로 기록의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정미소_ 복합문화공간의 의미

문화예술공간으로의 변화는 나주정미소와 같은 곳은 농업사회의 역사를 간직하면서도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이는 쇠퇴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민들에게 더욱 폭넓은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의 경쟁력과 이미지 향상을 도모하는 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정미소는 그 자체로서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중심지로서의 역할, 농업과 식생활, 그리고 지역 문화와 예술에 대한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사례는 다음과 같다.

    

 사례_ 나주정미소

나주시 성북동에 위치한 나주 정미소는 호남 최초의 정미소였다. 이곳은 나주 읍성권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새 단장을 했고, 나주의 정, 맛, 웃음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100년이 넘은 붉은 벽돌은 최대한 유지하고 구조물만 보강하여 업사이클링했다. 나주 정미소 부지에 남아있는 4개 동의 건물 중 첫 번째로 업사이클링 한 공간은 난장곡간으로, 광주 MBC의 문화콘서트 난장 전용 공연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나주 정미소는 주민공동체 및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 복리 증진, 일자리 창출, 문화·예술활동, 마을 관리 등 복합문화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예술로 가득 찬 나주정미소 ‘난장곡(曲) 간’ 드넓은 평야를 가진 나주는 전라도 최대의 곡창지대다. 호남지역에서 수확한 쌀을 정제하고 보관하기 위해 1920년대 지어진 나주정미소는 곡식이 귀하던 시절 ‘보물창고’ 같은 존재였고 더 나아가 1929~1930년 나주항일운동의 집결지로 활용되기도 했다.     

      

 사례_ 강릉 초당커피정미소

초당 거피정미소, 출처_ 미소곡간

1963년 지어진 정미소를 개조한 앤티크 한 감성의 카페다. 콘크리트 느낌의 투박한 외관부터 박공지붕 아래, 나무 서까래에 매달린 컨베이어 벨트 부품까지 옛 정미소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인테리어에 적용했다. 대표메뉴인 흑(黑) 커피, 백(白) 커피를 마시며 가는 곳곳마다 포토존인 이곳에서 인생샷을 남겨보는 것도 정미소를 추억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사례_ 색장정미소

70년 된 정미소가 갤러리 카페로 전주한옥마을에서 남원방향으로 5분가량 나아가다 보면 70년 전 정미소의 옛 모습을 그대로 복원한 빨간 지붕의 색장정미소를 만날 수 있다. 현재 골동품, 고가구, 민속품과 예술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이색 갤러리 카페로 자리 잡고 있다. 2층 다락에 앉아 그림 같은 정원을 내려다보며 커피 한 모금의 여유도 추천할만하다.          


 사례_ 동해 용산정미소

강원도 동해 쇄운리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최근까지 80여 년을 생업과 경제활동을 함께해 온 정미소로 지난해부터 공간을 정비하고 정미 과정 장비, 7080 생활용품 등 전시와 추억의 정미소 이야기 콘서트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정미소 내부에 남겨진 메모와 전화번호 국번 017,018만 봐도 대충 정미소의 역사는 가늠할 수 있다. 이 정미소는 동해학기록센터 주관으로 지난해 4월 용산서원에서 개최된 북삼동 마을축제 '효행제' 기간에 시설을 공개해 가족단위 시민들에게 관심을 끌었던 근대 건축물이다.

동해시 쇄운동의 용산정미소는 마지막 근대 농업유산으로 볼 수 있다. 위치는 이세필이 세운 ‘용산서원‘바로 옆(동해시 쇄운동 200-1)에 자리하고 있다. 1940년대 삼화철산이 들어서던 시기에 김형욱 씨에 의해 설립된 정미소로 당시 지역의 지리적 배경과 농경문화를 잘 보여주는 공간으로 최근까지 운영된 시설이라 대부분 원형이 잘 보존 돼 있다.


1979년 김동순(남, 1937)씨가 인수해 운영하다가 지금은 돌아가시고 아들인 김석현(남, 62)씨가  최근까지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정미소의 역사 문화적 가치에 문화를 입히는 활동가가 있다. 동해문화원 동해학기록센터 홍협 연구원이다. 연구원은 지난해도 6.25일 KBS를 통해 동해지역에서 발견된 6.25 관련된 음악악보와 자료를 활용 방송특집을 마련하는 등 역사적 기록을 재조명하는데 앞장서는 분이다.

사진_ 조연섭•권정수 외
[참고문헌]
미소곡간 https://naver.me/GfZL3LaG     
국립민속박물관_ 낟알에서 흰쌀까지(정미소)      
조연섭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tb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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