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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May 21. 2024

[책] 지역소멸 위기에 살아난 마을?

29. 매거진_ Mews

엄삼용 박사가 또 한 편의 책을 세상에 펴냈다. 평소 지식네트워크 중심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분이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 '인구소멸, 지역소멸'을 키워드로 부정적인 이야기 보다 모처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마치 밤에도 빛나는 ‘야광주’ 같은 책이다. 한국과 일본의 성공사례를 내용으로 '지역의 반란'을 최근에 발간했다.


빈집이 늘어나는 낙후된 마을과 아이 울음소리가 그친 시골은 지역소멸 위기 앞에서 어떻게 다시 살아날 수 있었나?    

  

소멸 위기에서 되살아난 한국과 일본 15개 지역의 생생한 노하우를 담았다. 저자가 직접 발로 다니며 현장 답사와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한 이 책은 지역 생존기라 할 수 있다. 우리 시대의 화두인 지방소멸을 타개하기 위한 큰 방향을 제시해 준다.

글에서 저자는 지역활성화를 위해 각 지역이 어떤 지역자원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도 지역에 관심 있는 리더들에 의해 자연자원, 기차역, 고택, 카페, 스포츠 등 독특한 지역자원을 활용한 지역활성화 전략들이 수 없이 나오고 있다.     


전북 군산시는 인구가 줄어들고 지역경제가 침체해 가는 와중에 오랫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오고 있던 우체통과 우체국 문화에서 발견한 아이디어로 전국의 폐 우체통을 수거해 우체통거리를 만들었다. 또한 ‘손편지 쓰기’ 축제를 열면서 2018년, 2019년 약 4,000여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면서 우체통거리는 희망을 품는 거리가 되었다.


1930년대 장항선 판교역이 개통하면서 우시장과 모시시장 등으로 한때 번화했던 충남 서천군 판교는 최근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승인을 받아 300억의 정부 지원을 받았는가 하면 ‘시간이 멈춘 마을’이라는 브랜드, ‘스탬프투어’라는 행사를 통해 관광객 유입 등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강원도 양양은 지리적 또는 관광적 측면에서 강릉, 속초에 비해 인지도도 높지 않은 데다 관광자원도 변변치 않아 관광객을 유입시킬만한 매력적인 지역은 아니었다. 그런데 우연히 인천에서 중고차를 몰고 처음 양양을 방문한 장래홍 씨 등 두 젊은이에 의해 '서피 마을'이 조성되면서 서퍼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생활인구가 늘어난 대표적인 사례다.     


이밖에 모래사장을 오랜 시간 들여 복원해 관광객을 끌어당긴 충남 태안군 기지포해수욕장, 꼬마 역장이 검표를 하며 승객들에게 즐거움과 추억을 선사하는 광주 광산구 극락강역, 옛날 집 정도로 인식되던 고택을 ‘한옥 호텔’로 개조한 전남 구례군 쌍산재, 조용한 지방의 고택이었지만 청년유턴 일자리 사업(현 도시청년 시골 파견제)으로 개장한 지금은 서울의 젊은 층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가 된 경북 문경시 화수헌 등이 소개되어 있다.    

 

일본에서도 이미 지방소멸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시작되었다. 도쿠시마현 카미카츠초는 인구 1,500명, 고령화율 50%의 산골 마을로 지방소멸의 대명사와 같았다. 그러나 수익도 변변치 않아 낮부터 술을 마시는 이들이 많았던 이 산골마을 카미카츠초는 잎사귀를 요리 장식으로 상품화 한 이른바 ‘잎사귀 비즈니스’로 80대 중반이 넘는 할머니가 태블릿 PC를 통해 주문을 받는 등 산골 마을에 활기가 넘쳐났다.


또 인구 5천 명의 가쓰우라초는 꽃과 인형의 별천지라 할 수 있는 ‘히나마쓰리’를 개최해 매년 3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데 성공했다. 800년 전통 염색의 역사를 간직한 아이즈미초는 ‘아이조메’를 브랜딩 하고 염색 체험관을 지어 염색체험의 즐거움을 제공한 결과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밖에도 도쿠시마현 나루토시 국도 휴게소에 위치하는 체험형 먹거리 테마파크 ‘쿠루쿠루나루토’, IT기업의 근거지로 변신한 시골 마을 ‘카미야마초’, 재활용 성지로 부상한 ‘카미카츠초’, ‘하루요이 아카리’라는 봄밤의 빛 축제로 유명한 오카야마현 ‘구라시키 미관지구’, 동경에서 가장 긴 상점가로 알려진 ‘도코시긴자’ 등의 사례는 우리에게 지방소멸 극복 방안을 가이드해 준다.   

  

저자 엄박사는 인터넷이나 매스컴, 관련 서적, 지인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듣는 이야기가 아닌 직접 본인의 눈으로 보고 그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어 약 2년 동안 국내외 지역을 찾아다니며 자료를 모으고 관계자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한국이 일본보다 지역 활성화에 대한 노력이 늦었다기보다는 한국이 일본보다 소멸과 붕괴가 늦게 시작되었다는 것이 아닐까”라고 반문하며 “한국과 일본 모두 정주인구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어 일본에서 ‘관계인구’가, 우리나라에서 ‘생활인구’라는 개념이 나오게 된 배경이 되었다”라고 한다. 또한 “한국과 일본은 도시재생, 지역상생 등 부르는 용어에서부터 개념과 추진 방법까지 다소 상이했지만 지방소멸의 위기에서 탈출하는 지역에는 반드시 열정적인 리더가 존재했다는 점은 한일 양국의 공통점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저자는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역커뮤니티와 열정적인 리더가 중요하다”며 “해당 지역의 특산물이나 역사문화 요소, 환경지리 특징 등 지역자원을 적극 활용한 지역활성화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필자는 최근 늦게 시작한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다. 사회적 예술론 과제로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최근 분류된 동해지역의 '마을재생의 사회적 성과와 과제'를 연구하는 시기라 더욱 반가운 책이다. 물론 글로 접하는 사례지만 이 책이 인구소멸, 지역소멸 시대를 완화하는 사례로 활용되길 바라며 관계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한 권의 가치 있는 책이다.


 저자_ 엄상용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했으나 실제로는 30년 이상 이벤트 기획과 지역 활성화 분야에서 일해 오고 있다. 내친김에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대학원에 입학해 관광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일본어 특기를 살려 대전세계박람회, 2002 한·일 월드컵, 평창동계올림픽 도쿄공연 등의 국제 행사에서 행사 코디를 맡기도 했다.
1998년 국내 첫 이벤트 정보 웹사이트인 이벤트넷 (http://www.eventnet.co.kr)을 개설해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제25대 중소기업중앙회 이사, 전 한국이벤트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방송문화산업협회장, 한국이벤트컨벤션학회 부회장,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틈틈이 지자체를 비롯 공공기관의 지역 활성화 관련 행사 평가 및 자문, 특강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주시, 화천군, 지방시대위원회 등 지역 활성화를 원하는 국내 지자체·공공기관과 일본 지자체·유관기관을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번역서 <지역창생과 지역활성화전략>와 <2021 지역을 디자인하다>(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가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facebook.com/eventnet
네이버 블로그: blog.naver.com/eventnet00
유튜브: 이벤트넷(https://bit.ly/49vL1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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