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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May 30. 2024

동해 바다, The 큰 거 같다고?

82. 매거진_ 동쪽여행

복제할 수 없는 묵호의 삶과 이야기, ‘논골담길’ 방문을 환영합니다.

29일 오전, 서핑의 고장 양양 전진2리 마을 어르신 스무 분과 함께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 앵거 조직 <녹색 친구들>이 동해 묵호 논골담길을 방문하는 날, 아침부터 마음이 설레었다. 저녁에 비라도 올까 봐 걱정하던 날씨는 다행히 맑았고, 어르신들을 모시고 출발한다는 사무국장의 문자가 왔다. 오전 10시쯤 묵호등대에 일행들은 도착했다. 이번 문화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고령의 어르신들에게 묵호의 특별한 이야기와 삶을 전해드리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문국장은 어르신들에게 뀌뜸한다.


논골담길은 동해의 숨겨진 보물과도 같은 곳이다. 바람의 언덕 광장으로 잠시 이동해 저는 최근 본 책 '지역의 반란' 이야기로 인사를 나눴다. 이책은 축제감독 엄상용씨가 소멸지역에서 살아남은 국내외 사례 14곳을 소개한 책인데 이곳에 여러분이 사시는 양양이 포함됐다 라고 소개하며 논골담길을 소개했다. "이곳 논골담길은 단순히 아름다운 벽화와 관광 명소로서만이 아니라, 관과 민의 공공 거버넌스를 통해 지속성을 유지하는 마을 재생의 성공적인 사례다. 논골담길의 벽화들은 복제할 수 없는 묵호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온 시간과 기억, 그리고 공동체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커뮤니티 아트다."라고 설명했다. 설명을 들으신 어르신들께서 고개를 끄덕이시며 저마다의 감상을 표현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르신들은 평지를 위주로 천천히 걷고, 저는 오늘 인솔자가 지인인 관계로 기획자 입장에서 해설자로 참여했다. 이동하는 동안 그분들 옆에서 논골담길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냈다. 좁은 골목을 걸으면서 벽화를 바라보며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들으실 때마다, 어르신들의 눈빛은 어느새 골목과 벽화 속으로 깊숙이 빠져들어갔다. 저마다의 추억을 떠올리며 벽화를 감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논골담길의 탐방을 마치고, 등대 아래에 있는 등대카페로 향했다.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내려다보이는 동해바다는 한없이 푸르고 넓었다. 어르신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동해는 바다가 더 크고 푸르다"라고 기뻐하셨다. 아마도 상대적으로 오염되지 않은 동해바다 고유의 색을 지키고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해 봤다. 그 순간, 나도 어르신들과 함께 살고 있는 동해의 아름다움에 다시금 감탄하며, 이 어르신 문화여행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


이 여행은 단순한 견학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어르신들은 동해 묵호지역의 삶과 이야기를 직접 보고 느끼며, 새로운 경험을 쌓았다. 또한, 저는 어르신들께 묵호의 역사와 문화를 전해드리며, 그분들의 삶에 새로운 기억을 더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서로의 삶이 교차하는 순간, 우리는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다.


동행한 양양 전진 2리 어촌 신활력 증진 사업 앵커 조직 ‘녹색 친구들’ 문대흥 사무국장은 "동해의 넓고 푸른 바다처럼, 어르신들의 마음에도 넓고 깊은 감동이 스며들었기를 바란다. 그리고 논골담길의 벽화들이 전해주는 묵호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르신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 소망한다. 이번 여행이 어르신들께 행복한 추억으로 남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의미 있는 여행을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싶다."라고 했다.

논골담길을 소개하는 스토리 크리에이터 조연섭
양양 전진 2리 주민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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