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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Jul 04. 2024

고요 속의 활기, '행복한섬' 맨발 걷기

65. 매거진_ 맨발 걷기

오늘은 238번째 동해 '행복한섬' 맨발 걷기 날이다. 매일 아침, 바다와의 만남은 언제나 새롭고 특별하지만 오늘은 특히나 그러했다.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오늘의 일출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선명하게 다가왔다. 붉은 태양이 수평선 위로 떠오르며 해변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순간, 나는 이곳이 세상의 끝이자 시작이라는 생각에 잠겼다.

행복한섬, 사진_조연섭
행복한섬 일출1, 사진_ 조연섭
행복한섬 일출2, 사진_ 조연섭

파도는 보기 드물게 조용했다. 마치 생을 마감한 파도처럼 고요함 속에 잠겨 있다. 파도의 속삭임도, 바위에 부딪히는 물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바다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잠잠히 그 자리에 있을 뿐이었다.고요함은 마치 우리가 자주 잊고 사는 마음의 평온을 일깨우는 듯했다.


그러나 그 고요함 속에서도 한섬 해변의 맨발러들의 발걸음은 더욱 활기찼다. 아침 햇살을 맞으며 맨발로 해변을 걷는 이들은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자신의 존재를 느끼고 있었다. 발가락 사이로 전해지는 모래의 촉감, 잔잔한 파도에 살짝 젖는 발의 감각은 그들이 이 순간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고요 속에서 오히려 생생한 활기를 찾고 있었다.


이 고요한 해변의 맨발 걷기는 단순 운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자연과의 교감이며, 자신 내면과의 대화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오직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 그 속에서 우리는 다시금 살아있음을 느끼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오늘의 해변은 비가 내린 후라 그런지 더욱 맑고 깨끗했다. 마치 비가 모든 것을 씻어내고 새롭게 시작할 준비를 마친 듯했다. 맨발러들은 그 맑고 깨끗한 모래 위를 걸으며 자연의 정수를 만끽했다. 그들의 발자국은 해변 위에 잠시 흔적을 남기지만 곧 파도에 의해 지워진다. 그러나 그 순간순간의 경험은 각자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다.


238번째 동해 한섬 맨발 걷기는 그렇게 특별한 하루로 기억될 것이다. 조용한 파도와 선명한 일출, 그 속에서 활기를 찾는 사람들의 모습은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주었다. 그 고요함 속의 활기, 그것이 바로 이 해변이 주는 진정한 선물이 아닐까 싶다.

행복한섬 북쪽, 사진_ 조연섭
행복한섬 남쪽, 사진_ 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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