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맨발 걷기
맨발러가 행진하는 동해 한섬은 가을
어느새 274일째를 맞이한 동해의 도심, 행복한 섬 해변의 맨발 걷기. 여름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듯하지만, 기온은 어느덧 25도로 내려가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한다. 13일 화요일 아침, 유난히 높은 파도가 백사장 깊숙이 밀려오고, 이른 새벽부터 해변은 분주하다. 여행자들은 저마다 여명의 빛을 받으며 떠오르는 일출을 기다리며 설렘 속에 모여들고 있다. 그들의 손가락 사이로 태양을 담으려는 포즈는 여유롭고 넉넉하게 펼쳐져 있다.
도심 냉천공원에서 찬물이 유입된다고 붙여진 지명, 이곳 한섬에서 맞이하는 화요일 아침은 특별하다. 부드러운 모래 위를 맨발로 걷는 느낌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바람이 전해주는 파도 소리와 새들의 노래는 복잡한 도심 속에서 잊고 지냈던 평온함을 되찾게 한다. 발끝에 닿는 촉감, 그리고 코끝을 간지럽히는 소금기 섞인 바람은 자연의 위대함을 몸소 느끼게 한다.
이런 아름다운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나는 다시금 행복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행복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매일 아침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소박한 순간 속에 깃들어 있다. 이 평온한 아침이 동해 시민 아니 이 세상 모두에게 전해져, 그들의 일상 속 작은 행복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의 맨발 행진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나는 새로운 다짐을 해본다. 매일의 작은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겠노라고. 이렇듯,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발걸음 속에 행복이 있음을 깨달으며, 오늘도 루틴 이상의 아침 해변의 추억을 가슴에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