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매거진_ 글 소풍
삶을 그리는 화가, 김득의 미술세계!
화가 김득은 자신의 삶의 순간을 작품으로 남기며, 예술을 통해 사소한 삶의 순간들을 기념하고 기록하는 중견 작가다. 개인전, 초대전, 단체전 250회 이상 전시를 진행한 작가로 그의 작업은 눈에 보이는 풍경만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생각과 상상을 통해 만들어진다. 최근 평창 평온 AI박물관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김득은 광목천을 수백 번 다림질하여 완성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삶의 소소한 순간들이 어떻게 예술로 승화되는지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기술적 표현에 그치지 않고, 그의 삶과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깊이 있는 철학을 반영한다.
필자는 모 언론 인터뷰 내용으로 작가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김득 화가의 삶과 예술적 여정은 충남 서산의 시골에서 시작된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마치 일기를 쓰듯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려왔다. 학창 시절부터 여러 미술 대회에서 입상한 그는 자연스럽게 미술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고, 서른이라는 나이에 파리 유학을 결심한다. 파리는 그에게 새로운 세계였다. 김득은 단지 외국의 문화와 예술을 경험하고 싶었을 뿐, 특별한 욕심이나 목표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곳에서의 경험은 그의 예술 세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파리에서의 학업과 경험은 그의 예술적 시각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그는 미술사 수업을 통해 기존의 한국과는 전혀 다른 학문적 분위기를 접하게 된다. 교수와 학생이 동등한 입장에서 토론하고 서로의 의견을 비판하며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누는 수업 방식은 그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경험은 김득 화가가 자신의 작품을 대하는 태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술계의 다양한 견해와 접근 방식을 존중하며, 무지개의 7가지 색처럼 서로 다른 개성을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예술의 길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라고 했다.
가장 오래된 나의 친구, 일기!
또 한 편의 방송 인터뷰에서 직접 쓴 흑백 일기장을 한 아름 소개했다. 작가는 '제가 일기를 쓰는 이유는 훗날 나이가 들었을 때 나의 일기를 읽고 싶고, 그땐 나의 일기가 가장 오래되고 가까운 나의 벗이며, 인생 2막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라고 고교시절에 이미 일기장에 적었다며, 내가 일기를 꾸준하게 쓰는 이유라고 했다.
전시장을 한참 돌아보다 나는 작가의 그림에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림마다 헤엄치듯 달리는 어쩌면 작은 물고기 모양의 무늬다. 온갖 상상을 하다가 작가에게 질문을 던졌다.
김득화가의 미술철학은 온 인류를 안아주는 'HUG' 정신
“Q. 저 그림 속 물고기 모양의 여러 모양이 뭔지 궁금해요?
A. 저는 잘 표현은 안 해요. 원래 작품 소개도 없어요 작품을 보는 사람 그 느낌이 정답이 아닐까요. 저는 보이는 것만 그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또 내가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만 멈추는 부분도 이해가 가질 않아요. 저는 제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걸 즐기고 지금의 현상을 그려요. 바로 그림 속 작은 모양들은 바로 저입니다. 더 가까이서 안아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굳이 작품이름을 붙인다면 ‘Hug’로 말할 수 있습니다. “라고 답했다.
김작가는 “무지개가 되려면 7색이 다 있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이는 그가 추구하는 예술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철학이다. 그는 예술계에서도 특정한 유행을 좇거나 인기에 휩쓸리기보다는, 각자의 개성과 색을 존중해야 온전한 예술이 완성된다고 믿는다. 빨간색이 유행하고 인기가 많다고 해서 모든 이들이 빨간색만을 추구한다면, 결국 무지개는 온전하게 완성될 수 없다는 그의 말은 예술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김작가의 예술적 성장은 유학 생활의 끝과 함께 시작되었다. 파리에서 4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건강 악화로 한국에 돌아온 그는, 유학이 그의 경력이나 기술에 미친 영향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그곳에서 얻은 경험들이라고 말한다. 김득은 유학 생활을 통해 전통적인 예술적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예술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으며, 그것이 그의 작품 세계에 깊이 스며들었다.
김작가의 작품은 그의 인생을 반영한다. 마치 일기를 쓰듯, 그는 매일의 삶의 순간들을 그림으로 남긴다. 그에게 예술은 단순한 표현 수단이 아닌, 삶 자체와 직결된 기록이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은 늘 개인적인 동시에 보편적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며, 그 안에서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낸다.
현재 대전에서 예술 단체 ‘싹허브’ 본부를 출범시키고 대표직을 맡아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하고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예술가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예술계 내에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후배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그의 예술은 여전히 살아있는 생명력으로 가득하며, 앞으로도 그가 만들어갈 다양한 색의 무지개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할 것이다.
평창농악축제 참여로 현장을 방문한 버꾸춤 서한우 명무, 임웅수 대한민국농악연합회 이사장은 “김작가 작품은 자신의 삶을 그리는 작가며 그의 삶은 곧 민중의 삶이다. 작가가 젊은 시절 저항정신을 표현한 미술 이후에 한층 성숙된 개인의 삶 속에서 ‘hug‘라는 시대적 정신이 미술운동으로 발견되는 공공미술 사례로 평가된다.”라고 했다.
진정한 예술은 다양한 색이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무지개를 이루는 과정
김작가의 이야기는 예술이 기술적 성취나 경력을 넘어서, 어떻게 한 개인의 삶과 생각을 담아내는지에 대한 중요한 지혜를 제공한다. 작가 작품은 우리에게, 삶의 사소한 순간들이 어떻게 예술로 승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진정한 예술이란 다양한 색이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무지개를 이루는 과정이라는 깨달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