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_ 글소풍
입장 바꿔 생각하는 리더십
세상을 살다 보면 우리는 때때로 상대를 비난하거나 탓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어쩌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일 수 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부딪힐 때 우리는 쉽게 상대방을 오해하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순간에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잠시 멈추고 상대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다. 특히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자세는 더욱 중요하다. 왜냐하면 지도자는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길을 인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상대를 탓하기 전에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능력은 단순히 관용과 공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탁월한 리더십의 핵심 요소다. 성공적인 지도자는 자신의 관점에서만 상황을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시각을 통해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결정을 내린다. 한 번 더 생각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것은 단순한 도덕적 행동이 아니라, 실질적인 문제 해결의 중요한 방법이다.
평소 존경하는 한 리더는 항상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가 맞다고 생각해도, 먼저 상대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해한다.” 이 말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그 리더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때로는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나보다 더 넓은 시야가 있었고, 무엇보다 그 시야 속에는 ‘나’뿐만 아니라 ‘너’, 그리고 ‘우리’가 있었다. 그가 결정을 내릴 때마다 나는 그가 모든 사람의 입장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지도자의 면모를 보았다.
하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경험과 시각에 얽매여 있기 마련이다.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려면 그만큼 자기 자신을 내려놓는 겸손이 필요하다. 특히 지도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그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인해 더더욱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한 걸음 물러서서 상대를 바라보고 그의 시각에서 문제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지도자의 품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것은 타협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관계의 중심에 신뢰와 존중을 두는 것이다. 상대를 비난하고 탓하는 것은 일시적으로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이후에 남는 것은 상처뿐이다. 반면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순간, 우리는 그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해의 순간이 쌓일 때마다 우리는 더 단단한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그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는 그 누구보다 공감하고 이해하는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 다양성 속에서 때로는 충돌과 갈등이 피할 수 없이 발생한다. 그러나 갈등은 필연적이지만, 그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은 선택적이다. 지도자는 갈등을 그저 내버려 두는 사람이 아니라, 해결할 지혜를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지혜의 시작은 상대를 탓하기 전에 한 번 더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는 그 작은 순간에서 비롯된다.
결국, 탁월한 리더십은 명령과 지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해와 공감에서 시작된다. 지도자는 모든 상황에서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생각과 느낌을 헤아리고 존중하는 사람이다. 그런 지도자가 있을 때, 우리는 더 나은 사회,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오늘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나는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보았는가? 질문에 대한 대답이 긍정적일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