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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Sep 17. 2024

[추석일기] 추석연휴, 국민포차 ‘취사병’은 요리 중!

123. 동쪽여행

추석의 의미와 가족!

추석은 민족 최대 명절 중 하나로 가족이 함께 모여 조상을 기리고 서로 안부를 묻는 시간이다. 늘 그랬지만 올해도 이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부모님을 방문할 계획이지만, 이번 추석은 어느 때보다 나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바로 학교일정과 명절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일정을 동시에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명절 전날, 아들이 운영하는 국민포차 ‘취사병‘에서 총 10시간이 넘는 늦은 시간까지 노동일정을 마무리했다. 노동의 주제어는 설거지, 써빙, 주인장 심부름 등이다. ㅋㅋ 새벽 3시 즈음 퇴근했다. 밤을 낮처럼 지내던 1980년대 음악다방 DJ시절이 생각났다.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잠은 오지 않았고, 내 마음속엔 추석 당일과 연휴 끝자락에 다가오는 학교 과제인 소논문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직장인이 학생으로 겪는 학업 부담은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명절이라는 특별한 시간에 학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은 나에게 큰 압박으로 다가왔다. 연휴가 끝나는 19일까지 논문 한 편을 완성해야 한다는 사실은 마치 눈앞에 커다란 산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오늘은 추석이다. 오늘만큼은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새벽이 밝기 전에 나는 가까운 삼척으로 부모님을 찾아뵐 계획이다. 오랜만에 찾아뵙는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추석의 따뜻한 분위기를 함께 나누며 조상님들께 차례를 올릴 생각을 하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추석날, 또 하나 계획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아들이 운영하는 ‘취사병 설거지 프로젝트’ 2일 차다. 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는 이 프로젝트는 명절을 맞아 가족을 위한 작은 봉사의 의미로, 설거지와 잡 일을 맡아할 생각이다. 아들과 아내가 해오던 일을 함께하면서, 아들과 아내의 고단함을 이해하게 됐고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참여한다. 설거지와 같은 사소한 일도 가족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경험이다.


이날 지켜본 국민포차 ‘취사병’ 메뉴는 ‘땡초 깻잎 치킨’, 일명 주방장에게 맡기는 주방장 특선, 마음 가는 데로 튀긴다는 ‘오마카세 튀김’, ‘김치우동’, ‘부대찌개’ 등이 인기다.

물론,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소논문은 여전히 나를 긴장하게 만들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그것을 잠시 내려두고 가족과의 시간을 만끽하려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명절의 의미가 전통을 지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이들과의 소통과 배려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족과의 시간 속에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다시금 학업에 대한 동기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번 추석은 나에게 명절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가족과의 따뜻한 교류와 학업에 대한 성찰이 어우러진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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