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맛집 멋집 에세이
국민관광지 동해 무릉계 상가 중심에는 어머니 밥상, ‘명옥이네’가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시골 밥집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방명옥 대표의 고된 삶과 세월의 깊이와 삶의 무게가 가득 담겨 있다. 청국장이 먹고 싶다는 일행과 방문한 명옥이네, 식당 벽에 걸린 박정희 대통령의 사진과 곳곳에 전시된 오래된 생활용품들은 마치 타임캡슐처럼 과거로 나를 이끌었다. 나는 그 진귀한 물건들과 박정희 대통령의 사진이 어떤 연유로 여기에 있는지 궁금해져 식당 주인에게 질문을 던졌다.
Q. 박정희 대통령과 무슨 관계가 있길래 이렇게 사진이 만을 까요?
A. 꿈에 나타난 박정희 대통령이 자신에게 누런 색 놋그릇을 주더라고요. 아마도 식당을 해보라는 주문이 아닐까? 생각했죠. 그래서 식당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운영해 왔어요.
마치 이 이야기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전설 같았다. 박정희 대통령이라는 역사적 인물이 민중 삶 속에 얼마나 깊이 자리 잡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일 뿐만 아니라, 그 꿈이 현실로 이어져 이제는 전국적으로 소문난 맛집이 되었다는 사실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명옥이네 식당은 음식만을 파는 곳이 아니다. 이곳은 10남매의 맏며느리로 살아온 주인장의 인생과 가족에 대한 무한한 사랑, 그리고 수많은 역경을 견뎌낸 인간 승리의 장소이다. 그녀는 인간극장 같은 삶을 살며, 가족들의 우울증과 경제적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방송 인간극장 출연까지 포기하면서 끊임없이 가족을 위해 싸워왔다. 270만 원의 간병비가 매달 들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가족들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헌신한 그녀의 이야기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감동적이다. 그녀가 운영하는 이 어머니 밥상 식당은 밥집보다 한 인간의 삶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공간이다.
민속연출을 위해 지역을 방문한 소문난 미식가 대한민국농악연합회 임웅수이사장은 이곳에서 식사를 한 후, “밥을 먹은 게 아니라 보약 한 첩을 먹었다”라는 감탄을 남겼다고 한다. 이사장 말처럼, 명옥이네 음식은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오랜 세월 쌓아온 삶의 정성과 사랑이 가득 담긴 보약과도 같은 음식이다. 여행자들은 맛의 깊이와 주인장의 삶을 엮어 이곳을 일명 ‘명월관’이라 부르며, 맛집을 넘어선 특별한 공간으로 여긴다.
간장게장으로 유명한 어머니 밥상 명옥이네 식당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깨달음을 준다. 인생은 때로는 상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그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도전과 어려움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사랑과 정성을 다해 삶을 살아가면, 결국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국민관광지 무릉계를 더 빛나게 해주는 명옥이네 식당은 그렇게 한 사람의 삶이 음식과 공간에 녹아들어,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명옥이네
강원 동해시 삼화로 516-6